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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역에서 소멸되는 것만큼 생성되는 것도 있다. - 2020 신년기획 <지역을 떠올리자>
강주영 편집위원  |  kjyn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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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28  11: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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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멸을 걱정하는 말을 듣는다. 과연 무엇이 소멸하는가? 인구 소멸이 가장 크다. 인구 소멸이 왜 문제가 되는가? 인구가 없으니 문화시설도, 병원도  교육 기관도, 자치기구도, 전승된 지역 지식•지혜•풍습도 소멸된다. 

   
자연과 공존하는 자치자급경제의 사례로 꼽힐 수 있는 전북 임실 삼계엿 생산.

인구가 많아야 생산도 소비도 잘 되고 경제가 잘 된다는 믿음은 정당한가? 경제가 잘 돌아가야 행복해진다는 믿음은 어느 정도까지 타당한가? 경제가 안 돌아 인구가 없는가? 인구가 없으니 경제가 안 되는가? 순환 논리가 아니라 2만 인구라도 2만이 풍족한 경제, 확장가능한 경제를 하면 인구는 절로 늘지 않을까? 

여기서 경제는 무한 성장을 추구하는 이윤의 경제가 아니라 지역의 필요를 채우며 자연과 공존하는 자치자급경제를 말한다.

지역 소멸을 완전히 뒤집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인구 소멸이 새로운 생태경제를 가능케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소멸되는 만큼 생성되는 게 있다. 지역을 창발하려면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 새 설계를 할려면 소멸만 보지 말고 새로 생성되는 것을 살펴야 한다. 잘못된 세상의 잘못된 경제가 소멸하는 것은 새 기회가 될 수 있다. 늦은 자가 먼저 된다는 말도 있다.

 

 소유가 누구의 것이든지 소멸 지역에서 1인당 토지(자연) 면적은 도시의 1인당 면적보다 수백 배가 된다. 토지는 없어지는 게 아니다. 인구가 적으니 어떤 자원이 있다면 1인당 몫도 커진다. 그만큼 생태계가 보전•보존된다. 긍정의 의미에서 저 푸른 초원에서의 그림같은 집을 짓고 쾌적하게 살 수 있다. 학생이 적으니 훨씬 더 훌륭한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다. 1분의 진료가 아닌 30분의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땅값이 싸니 집 장만하려고 평생을 도시에서 아둥바둥 하지 않아도 된다. 하기에 따라 인구 2만~3만의 군 단위에서는 무상주택, 무상의료, 대학까지 무상교육도 가능할 수 있다. 인구가 적으니 자치 결정(자치 정치)에서 직접 민주주의 실현도가 높아진다. 지역의 힘을 생각하지 말고 지역 자족성을  생각하면 된다. 

   
임실군의 청정 자연 환경. 영화 '아름다운 시절' 촬영지인 전북 임실군 운암 구담마을 /

부정성이 긍정성을 높이고 있다. 음이 쇠하면 양이 솟고, 양이 쇠하면 음이 솟는 게 자연의 이치이다. 음이든 양이든 소멸 생성 변화 과정의 어떤 계기를 잡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리 만들어진다. 즉 변화의 계기, 측정 방법에 따라 세상의 서랍은 달리 열린다. 

그렇다면 지역의 어떤 서랍을 열 것인가? 비어 가는 서랍을 보고 중앙정부를 규탄하면서 한탄할 것인가? 새로 채워질 수 있는 서랍을 열어 중앙정부가 어찌 가든 자역만의 특성을 살린 자치행동을 할 것인가?

 

임실군, 해남군, 영월군, 봉화군이 서울시나 울산시가 되려는 것은 아니잖은가? 서울시가 된다고 행복한가? 지역이 속된 말로 빵빵하게 지역형 부국강병을 이룬다하여 서울시를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소멸 지역은 행복도에서 서울시를 이기면 된다. 그러니까 지역형 부국강병론 따위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서랍 하나만 열어 보자. 임실군에 풍부하고 질 좋은 물이 있다고 치자. 환경성, 인허가, 판매에 문제가 없다는 전제에서만 보자. 보도에 의하면 제주도 공기업이 운영하는 삼다수는 연매출액이 3,000억 정도라고 한다. 영업이익률이 25% 정도이니 연 7백 50억원을 벌어 들인다.

이 정도를 인구 2만 5천의 임실군이 했다면 7백 50억 ÷ 2만 5천 명= 300만 원이다. 300만 원 전액을 직접 주민에게 지급하는 기본소득 재원으로 한다고 생각하자. 4인 가족이라면 연 1,2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줄 수 있다. 여기에 농민수당, 노인수당, 아동수단을 더 해 보자. 유토피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전북 순창 강천사의 가을 풍경, 청정 환경이 빚어낸 단풍이 화려하다 / 

녹색 자원이 어디 물 뿐이겠는가?  물 하나로도 지역은 충분히 살아난다. 물론 전제 조건이나, 제주 삼다수 사례가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 삼다수 사례는 성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제주도 삼다수가 국내 생수 시장의 40% 정도를 점유하는 터에 임실이 생수를 할 수는 없지만 삼다수 사례는 지역 자원을 이용한 지역 독립의 가능성을 확인해 준다.

성장하자는 게 아니라 지역 소멸을 방지하는 행복 기본 재원을 확보하자는 뜻이다. 인구 2만으로 줄어도 괜찮다. 인구가 적어도 행복하면 된다. 그게 소문 나면 이제 유입 인구 반대 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글에서 새로 생성되는 서랍을 열자고 했다. 앞으로 진행될 논의에서 생성 서랍을 열어 지역 떠오름-창발 설계를 현실에 적용할 구체적 방도를 함께 고민해 보자. / 강주영 편집위원

 

   
글쓴이 / 강주영 전북포스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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