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전주시장이 19일 전북 전주시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 전주전통한지 생산을 위한 닥나무 첫 수매 행사에 참석해 닥나무 수매 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19.12.19/뉴스1

전북 전주시가 고품질 전통한지를 만드는 데 쓸 닥나무 생산을 시작했다.

전주시는 19일 한국전통문화전당 앞마당에서 김승수 전주시장과 박병술 전주시의회 의장, 닥나무 재배농가 대표, 김천종·강갑석·김인수·최성일 전주한지장, 최영재 전주한지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닥나무 수매행사를 했다.

전주시는 2017년 3월부터 전주 전통한지의 정체성을 살리고 안정적인 닥원료 공급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6개 농가와 계약을 해 11필지(1만8765㎡)에서 1만1800그루의 닥나무를 재배했고, 재배 3년차인 올해 첫 수확을 하게 됐다.

이번에 수확된 닥나무는 20톤 가량이다. 껍질 벗기기와 삶기 등 닥무지작업을 거치면 약 4톤의 흑피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A4 기준으로 48만장의 한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 흑피는 전주전통한지 제조업체에 저렴하게 제공돼 국산 닥원료 수급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 업체들은 그동안 전북 완주와 임실, 경북 안동 등의 닥나무를 썼고, 그래도 부족하면 태국이나 베트남 등 질 낮은 외국산을 수입하기도 했다.
 

19일 전북 전주시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 전주전통한지 생산을 위한 닥나무 첫 수매 행사에 참석한 김승수 전주시장과 박병술 전주시의회 의장이 닥나무 껍질(흑피) 말리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19.12.19/뉴스1

전주한지는 고려중기부터 조선후기까지 수백년 동안 왕실 최고의 진상품이자 외교문서로 활용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풍성한 전주한지 생산은 인쇄술의 발달을 가져와 완판본 간행으로 서민의 삶을 달래주기도 했다.

전주고지도에는 전라감영 안에 종이를 뜨던 지소(地所)가 있었고, 감영 외곽으로 전주천변을 끼고도 많은 지소들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있다.

전주한지는 한때 전국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번성했고, 닥나무 생산도 전주지방 근교에서 성황을 이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 관계자는 "심은 지 3년 만에 100% 전주산 닥나무를 수확하기까지 정성을 다해 재배한 농가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전주산 닥으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고품질 한지를 생산하고 한지의 본향 전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