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전주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물량이 집중 공급되면서 가격 하락은 물론 기존 아파트 공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서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경우 거래 가격 하락으로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면서 반발 심리까지 일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지역의 경우 신규 상가 건물까지 쏟아지고 있고 대부분 공실로 방치되다 시피해서 부동산 문제로 지역경제가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없지 않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주지역 아파트 가격은 32평 기준 최근 2-3년새 작게는 2천만원에서, 많게는 5천만원까지 내린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혁신도시 아파트로 시민들이 이주할 때까지만 해도 전주지역 아파트 가격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으나 35사단 자리에 에코시티가 건설되고 팔복동 만성지구와 효자동 효천지구가 개발돼 아파트 공급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이곳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내놓은 아파트 매물이 폭증하자 가격도 폭락하고 말았다.

박장우 주필

  그리고 이주자들이 내놓은 아파트들이 제때 팔리지 않으면서 개발지역 신규 아파트들은 오랜 기간 미입주 상태로 대기해야 했다. 여기에다 일부 시민들은 그동안 살던 아파트를 빈집으로 남겨둔 채 새 아파트로 옮기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 숫자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일부 급매 아파트들은 정상적인 거래가격보다 2-3천만원씩 더 싸게 내놓기도 한다는데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자신들이 3-4년전 구입 할 때 가격보다 4천만원 정도까지 떨어져 금전적 피해가 적지 않다고도 울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주지역 신규 아파트에도 프리미엄이 사라졌다고 진단한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최근 입주한 아파트들에 몇천만원씩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실제 거래에서는 분양가격이나 챙기는 정도라고 한다.

  실제 부동산중개업소에 나돌고 있는 분양권 물량도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두 공급이 수요를 월등히 초과한데서 발생하는 부조화 때문이다.

  특히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상가건물 건축은 건축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지역경제의 골칫거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없지 않다.

  에코시티 건설 붐을 타고 3-4년 전부터 상가건물 건설열기가 뜨거웠던 전주 송천동은 지금 빈상가 건물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빈 공간이나 노후건물을 헐고 지은 상가 건물마다 아주 목이 좋은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임대분양 플레카드만 나부끼는 공실로 남아 있다.

  전주 서부신시가지 상가 건물 공실 사태에 이어 송천동의 상가 공실도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전주지역 상가 공실률은 용도에 따라 최고 30%에 육박, 전국 최고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전주지역 상가 건물 과잉 공급은 무분별한 자영업 확산으로 이어져 나눠먹기식 영업으로 모든 자영업자들이 불황의 늪으로 빠지는 지름길 노릇을 하고 있다.  

  오늘의 부동산 과잉개발은 저금리 시대의 후유증으로 전국적으로는 국가경제의 부담으로, 전주에서는 지역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일부 시민들은 전주시의 책임론을 주장하며 대규모 개발개획의 속도조절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주 전주시는 가련산공원 아파트 건립계획을 전격 철회하고 일몰 공원구역을 전부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시민단체들은 곧바로 환영의사를 표명했다.

  전주시의 일몰 공원구역 매입 방침은 필요한 시기에 적당히 개발하는 쪽으로의 활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그리 나쁘지 않은 시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전주시의 인구는 60만명대로 올라선 뒤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일고 있는 아파트 가격 파동에서 보듯 기존의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아야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로 이주할 수 있는 구조가 공고, 무리한 개발계획은 오히려 시민들에게 피해를 안겨줄 뿐이라는 사실이다.

  전주시의 인구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부동산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개발은 당분간 숨고르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