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북 전주 여인숙 화재 사건의 방화 용의자가 검찰에서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전주지검 관계자는 “구속된 피의자 A씨(62)가 현재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고 밝혔다. 

A씨는 앞선 구속전피의자신문에서 “아는 여성을 만나러 왔다. 불을 지르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유죄를 입증할 만한 유의미한 증거를 찾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3명의 사망자를 낸 전주 여인숙 화재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A씨(62)가 지난 8월24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2019.8.24/뉴스1

A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4시께 전주시 서노송동 한 여인숙에 불을 질러 투숙객 김모씨(83·여) 등 3명을 숨지게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를 받고 있다. 

불이 난 여인숙은 길게 늘어진 단층 건물로 11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1972년 사용 승인을 받은 목조 주택이다.

사망한 노인 3명은 이 여인숙에서 월세 형태로 거주했으며, 폐지와 고철 등을 주우며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불길이 두 지점에서 치솟았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화재발생 초기부터 단순 화재가 아닌 방화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여인숙 주변 골목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22일 검거했다.

동선을 추적한 결과 A씨가 불이 나기 직전 자전거를 타고 여인숙 골목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확인했다. 

해당 골목 구간은 100m가량으로 A씨가 이 골목을 빠져나오기까지 6분이란 시간이 소요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불이 나기 직전 이 골목을 지난 사람은 A씨가 유일했다. 

조사결과 A씨는 1차례의 방화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4일 열린 구속전피의자신문을 받기 위해 전주지법에 출석한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에서 무죄를 밝혀내겠다”고 답했다.

새벽시간에 왜 불이 난 여인숙 인근에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인근 여인숙에 알고 있는 성매매 여성을 만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주지법 영장전담부 오명희 부장판사는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