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 중 하나는 뉴스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 정치권의 여야 대치가 격렬한데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일간 갈등 등으로 국민들의 스트레스도 높아졌기 때문 아닐까 싶다. 그리고 밑도끝도 없는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것도 뉴스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것 같고 말이다.

지난주 국회에서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었는데 가짜뉴스의 근절대책과 유튜브 규제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했었다. 여당은 가짜뉴스를 뿌리 뽑을 수 있는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한 반면 야당은 언론자유 침해를 우려했다.

요즘 유튜브 전성시대라고 한다. 스마트폰 등으로 손쉽게 촬영한 영상물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인데 인기가 폭발적이라고 한다.

공중파 텔레비전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한 70대 농부는 자기 농장에서 잡은 두더지의 움직임을 스마트폰 영상에 담아 인터넷에 올렸는데 몇일만에 방문객이 수십만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어떤 할머니는 이런저런 꽃을 소개, 전국적인 명사가 되기도 했다.

박장우 주필

유튜브 영상물은 어린이들의 재롱잔치에서부터 전문가들의 학문적 연구까지 다양하다. 일부 정치인들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정치적 주장을 펴기도 한다. 일부 유명 신문사에서도 유튜브 방송을 운용할 정도가 됐다.

그런데 지금 이런 유튜브가 가짜뉴스를 만들고 유통시키는 근원지로 지목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정치적 성격의 유튜브에는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시중 루머들도 곧잘 실리곤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생성된 가짜뉴스는 종합편성 채널 등을 거치고 정치인들의 입을 빌린 뒤에는 일반 신문이나 공중파 방송에까지 오르는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사실 확인은 뒤로 한 채 말이다.

가짜뉴스는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거짓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하거나 아예 없었던 일을 언론사 기사처럼 만들어 유포하는 것으로, ‘페이크 뉴스(Fake News)’라고도 한다.

가짜뉴스는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맞붙었던 2016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크게 확산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인터넷 등 미디어 매체의 발달과 함께 가짜뉴스의 유통도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나 싶다. 그리고 유튜브가 그걸 최대한 활용하는 측면도 없지 않은 것 같고 말이다.

미국의 《포춘》지와 《타임》지 창립자인 헨리 루스는 “좋은 소식은 뉴스가 아니다. 나쁜 소식이 뉴스다.”(good news isn't news. Bad news is news.)고 정의했다. 그리고 『뉴스의 시대』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은 “동전의 유쾌한 면은 결코 뉴스가 되지 못한다.” 고 갈파했다.

이들의 뉴스 정의는 미국 신문방송의 뉴스 보도 태도를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듯싶고 우리나라 언론이 나아갈 방향을 시사하고 있지 않는가 싶기도 하다.

최근 들어 가짜뉴스란 말을 가장 많이 한 사람 중 하나는 미국의 트럼프대통령 아닐까 싶다. 그는 공개적인 기자회견 장에서도 ‘가짜뉴스’라고 곧잘 못 박곤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보성 보도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크 뉴스라고 몰아붙이는 것 같다.

지난해 미국의 한 유명 방송에서는 전직 포르노 여배우를 등장시켜 트럼프와의 염문을 폭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을 말이다. 이에 대해서도 트럼프대통령은 “거짓말이다”고 반박하며 정면 돌파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짜뉴스 때문인지 신문이나 방송 보도에 대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상당히 파격적인 듯 보이는 뉴스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은 ‘좀 더 지켜보자’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최소 상대방의 반응이 나오기까지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말이다.

이제 뉴스도 중독의 시대를 맞고 있지 않나 싶다. 더 자극적이고 더 선정적이지 않으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없는 시대 말이다.

다만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가짜뉴스 관련 법안이라도 신속히 처리된다면, 국민들의 뉴스 신뢰도도 다소 높여지지 않을까 싶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