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에서는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이 오염수 백만톤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세웠다고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지난 2011년 동일본 지진 때 폭발사고가 발생, 폐쇄된 후쿠시마 제 1 원전에 보관돼 있는 고준위 방사능 오염수로 바다에 방류될 경우 주변 환경에 상당한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될 경우 해류를 타고 태평양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수산물 등 바다 생태계에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일부 오염수는 1년 뒤 동해에도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더 이상 보관할 장소가 없고,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바닷물에 희석될 경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장우 주필

 현재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히는 수산물은 원전 사고 이후 우리나라에 수입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 국민 안전을 위해 수입금지 품목으로 규정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의 수입 금지를 WTO(세계무역기구) 규정 위반이라며 제소까지 했고 자신들이 패소까지 했으면서도 지금도 우리에게 수입하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 논란의 후쿠시마 앞바다에 이번에는 원전 오염수까지 방류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다. ‘괜찮을 것이다’는 불확실한 이유만 내세우면서 말이다.

  전남 영광에 있는 한빛원전(옛 영광원자력발전소)도 곧잘 안전문제가 거론되곤 한다. 원자력발전소 가동도 가끔 중단되고 있고 최근에는 방사성 물질 보관 장소인 격납고에서 191개에 달하는 공극(갈라진 틈새)이 확인돼 인체에 유해한 방사선이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전 출입기자로 활동하던 시절, 영광원자력발전소를 견학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4기만 가동되던 때였는데 지금은 6기가 들어서 있다고 한다.

  1986년 소연방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능 누출 사고로 전 세계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염려가 높던 시절이었다.  

  당시 영광원전은 경치 좋은 해변가에 위치해 있고 최신 건물에다 첨단장비 등을 갖춰 일반인들로서는 별다른 불안감을 느낄 수 없었다. 초대형 터빈이 돌아간다는 공간에도 들어가 봤는데 엄청난 소음으로 귀가 멍멍해질 지경이었다.

  당시 영광원전에서는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양의 온수가 바다로 방류됐는데 원전 관계자들은 어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이 온수는 주변 바다에서 어획량이 감소하는 직접적인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초기에는 원자력발전의 경제성도 의구심을 샀다. 건설비용 등이 너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면에서 보면 원자력발전이 가장 경제적인 것으로 판명됐다.  

  올해 상반기(1-6월), 한전에 엄청난 적자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그 규모가 2천억에서 1조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매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석탄, 기름 등 값비싼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를 많이 가동하다 보니 발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언제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갑자기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한빛원전에도 이제 30년을 넘어서는 노후시설도 없지 않다. 그리고 안전사고도 수시로 발생, 인근지역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빛원전에 인접한 지역의 주민들에게는 감시 권한이 전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기구인 원자력위원회가 규제 감시 권한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린피스가 아니었으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계획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일본 정부나 후쿠시마 원전측은 자신들의 이야기만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한빛원전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전북의 환경단체와 인근지역 주민들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