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갈수록 시끄러운 것 같다. 원인은 제각각인 듯 싶은데 목적은 하나인 것 같다. 당 대표직 물러나는 문제다.

  바른미래당은 한지붕 세가족이라 불린다. 당내 의원들의 분포가 유승민계, 안철수계, 그리고 호남계로 나뉘어 사안마다 충돌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갈등의 핵심은 손학규 대표의 사퇴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는 한 목소리로 지난 4월 치러진 보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손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반해 호남계는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으로 가는 길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평화당의 갈등은 무엇보다 한 손에 머무는 낮은 지지도 때문이다. 반당권파의 일원인 박지원의원은 한 신문사 유튜브 방송에서 “평화당 지지율이 이제 막 창당한 우리공화당 지지율과 똑같다. 여전히 1-3% 지지율에 갇혀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장우 주필

  정동영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당권파와 유성엽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반당권파로 양분된 민주평화당은 사실상 분당 상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권파와 반당권파의 이해가 들어맞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 3지대를 만들어서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그리고 민주당 공천탈락자 등을 끌어 모으자는 반당권파는 정동영대표에게 ‘당대표 권한을 포기하라’고 요구한다. 반면 정동영대표는 “당 흔들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격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내홍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것은 내년 4월 총선이 멀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양당의 국회의원들의 미래가 극히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라 한다.

  민주평화당 반당권파는 외부에서 명망있는 인물을 비대위원장을 영입해서 내년 총선을 치르도록 하자는 복안이라 한다. 한때 그런 인물로 정운찬 전 총리,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원장, 홍석현 중앙일보 전 회장 등이 거명된 바도 있었다.  

  반면 정동영대표를 지지하는 원외위원장들은 “겉으로는 제 3지대 통합을 이야기하지만 속내는 당권투쟁이고, 허수아비 비대위원장을 내세워 공천장사를 하려는 술책이라”고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평화당 내홍은 이런저런 연유로 쉽게 마무리될 일은 아닌듯 보인다. 또한 바른미래당도 마찬가지인 듯 싶고 말이다. 일부에서는 당대 당 통합 등에서 지분 확보 등을 위한 내부 싸움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양당의 내분에는 현직 국회의원들의 다음 총선에서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총선 이후의 각자 또는 각파의 세력 확대도 꾀하고 있다는 이야기인 듯싶다.

  어쨌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제 3지대는 얼마나 영향력 있는 인물을 영입해서 국민들의 지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린 것 같다.

  만약 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 선전했던 안철수 전 대표 정도의 인물이라면 제 3지대의 미래도 나쁘지는 않을 듯 싶기도 하다.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권 등장은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민주평화당의 내홍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전주의 정동영대표와 정읍고창의 유성엽 원내대표인데 사정이야 어찌됐건 도민들의 눈에는 별로 좋지 않게 보이는 점도 없지 않는 것 같다. 같이 힘을 합쳐도 될까 말까한데 맨날 싸움박질이나 하고 있다면서 말이다.

  안철수 전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서 국민의당을 만들 때 당시 야인으로 있던 정동영대표를 영입대상으로 강력 천거했던 사람이 유성엽의원이었다고 한다. 그런 두 사람 사이가, 다음 총선에서 전주 을지역 출마가 예상되는 박주현의원을 정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면서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 아닌가 전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당장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발길이 급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자유한국당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을 규합하려는 박근혜 전대통령을 따르는 우리공화당도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락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정계개편, 선거철마다 나타나는 정치 후진국의 악순환은 아닌지 싶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