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시군의회 의장들이 새만금 담수호의 해수유통을 정부에 촉구했다. 전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지난주 부안군의회에서 월례회의를 열고 ‘새만금 담수호 해수유통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협의회는 이번 결의안에서 “새만금 방조제 축조로 새만금 담수호 수질이 악화돼 물고기 떼죽음 현상이 매년 발생하는 등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또 “새만금 내외측 생태계 단절로 어자원이 크게 줄고 해수욕장 모래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며 어민들의 생존권 보장과 해수욕장 보존대책을 요청했다.

  그동안 새만금 해수유통은 환경단체 등에 의해 줄기차게 요구돼왔으나 정부와 전북도, 관련 지자체 등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에 시군의장까지 나서 새만금 해수유통을 요구함으로써 이 문제가 새만금의 당면 현안으로 부상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박장우 주필

  지난해 도내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새만금도민회의는 새만금에 해수유통이 돼야만 내부개발에 활력을 찾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4월 출범한 새만금해수유통 전북행동은 새만금 수질개선사업이 내년으로 끝나게 되는데 현재의 수질상태로 보면 목표달성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도내 시군의장협의회에서 새만금 담수호 해수유통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것이 월례회의 개최지인 부안군의회의 의견을 고려해서 결정된 것인지는 잘 몰라도 결의안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그리고 국회의장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한다.

  새만금호의 담수화와 해수유통은 새만금 간척사업이 시작된 이래 27년동안 계속되고 있는 논쟁거리다.

  새만금간척사업은 1991년 11월, 착공식을 갖고 농경지 조성을 위한 대장정에 나섰는데 새만금 담수호는 이들 농경지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됐다.

  이후 새만금호와 같은 간척사업으로 조성된 경기도의 시화호가 주변의 공장폐수, 생활오수 등의 유입으로 죽음의 호수로 변해가자 전격 해수유통을 하게 됐는데 이때부터 새만금도 해수유통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3년에는 법원의 방조제 축조공사 중단명령으로 1년여 동안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었다.  

  그리고 이명박정부 때 새만금 내부개발계획이 발표됐는데 새만금에 수변도시, 속칭 명품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이때 나왔다. 그리고 그 전제로 새만금 수질목표를 동진강 구역은 3급수, 만경강 구역은 4급수로 제시했다.

  그리고 전북도를 비롯한 관련 지자체들은 새만금 수질개선사업을 위해 그동안 수조원을 투입, 갖가지 사업은 전개했다. 그런데 알려진 바로는 수질개선 효과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 아닌가 말이다.

  지난해부터 다시 등장한 새만금 해수유통 주장도 이 같은 수질개선 실패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닌 것 같고 말이다. 그리고 지금은 환경단체나 시민단체만 해수유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군의회의장들까지 가세하는 단계에까지 이른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동안 정부와 전북도 그리고 관련 지자체들은 해수유통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었다는 사실이다. 마치 해수유통을 하면 새만금 사업 자체가 중단되는 것처럼 말이다. 도민들도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도민들은 새만금에 해수유통이 된다고 해도 내부개발에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새만금 내부개발에는 그것이 산업단지가 됐건, 농지가 됐건 거기에 공급돼야 하는 용수확보는 필수요소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금강하구에서 필요한 물을 받으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금강하구둑도 해수유통 시키자는 지역 여론이 만만치 않다. 그리고 만약 금강하구에서 새만금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한다고 한다면 충남쪽 반발은 더욱 거세지지 않을까 싶다.  

  새만금 해수유통, 새만금 개발사업 자체를 원점으로 되돌려서 검토해야 할 문제 아닐까 싶다.

  새만금 인근 주민들이 주장하는 물고기 집단폐사, 생태계 파괴, 해수욕장 모래유실 등은 부차적인 문제로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새만금 해수유통이 큰 문제라는 이야기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