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문화
제2회 혼불의 메아리, 엄수현(25·경기도) 씨 대상 수상총 475편의 작품 접수
김미영 기자  |  jjtoro@nate.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5.13  11:25:14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일상에 치여, 자기 앞의 삶만을 맹목적으로 좇는데 급급한 현대사회다. 그런 삶 속에서 『고요한 밤의 눈』과 같은 작품은 하나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매너리즘과 무감각증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으로 삶과 세계를 조망해보는 일. 그리고 그 배후에 있을지도 모르는 모순과 부조리함, 무감각증에 대해 성찰해보는 일. 그것은 지극히 인간적이고 유의미한 경험이다. 많은 사람이 『고요한 밤의 눈』을 읽으며 자신의 삶을 실존적으로 성찰해보기를, 그리고 그 작업을 통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기화(化)된 의미를 찾아내기를 소원한다. ∥엄수현의 「배후에 대한 사고실험, 그 예리한 상상력」 중에서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에서 「배후에 대한 사고실험, 그 예리한 상상력」를 쓴 엄수현(25세·경기도 구리시) 씨가 대상(상금 2백만 원)을 수상했다. 박주영 소설가의 <고요한 밤의 눈>을 소재로 한 수현 씨의 감상문은 ‘안정되고 논리적인 문장으로 대상 도서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그 작품에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평을 얻었다. 수현 씨는 “학교에서 책을 빌려 읽고, 생각하고, 조용히 쓰면서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 모두에서부터 글쓰기를 추동해 갔던 이 시기에 삶의 의미 비슷한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우수상은 정미영(56세·서울시 양천구) 씨의 「숨살이꽃, 혼살이꽃들의 노래(프린세스 바리)」와 오은혜 (28세·전북 전주시) 씨의 「영원히 사는 길(나라 없는 나라)」이 차지했으며, 가작은 김나은(충남 천안시), 김대영(대구시 중구), 김민경(서울시 양천구), 김별(전북 익산시), 김선(경기도 시흥시), 김양희(부산시 북구), 김은옥(전북 김제시), 김정하(전북 전주시), 김현우(서울시 송파구), 김홍자(전북 전주시), 박미선(충북 청주시), 박선영(서울시 강서구), 박예진(전북 전주시), 박일천(전북 전주시), 양지영(전북 전주시), 오정순(서울시 강남구), 윤장현(대구시 동구), 이규인(대전시 유성구), 이윤재(대전시 서구), 이지은(경북 안동시), 이현정(전북 전주시), 전형(전북 전주시), 정현주(대구시 수성구), 조진아(서울시 동작구), 차서영(서울시 관악구), 최윤하(경기도 의정부시), 최윤형(대구시 수성구), 최형만(전남 여수시), 한아름(광주시 북구), 한주은(서울시 용산구) 씨가 수상하는 등 모두 서른세 명의 수상자를 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독자를 대상으로 접수한 이번 대회는 총 475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중·고등학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고르게 참여했으며, 참여 지역도 국내·외(전북 27%, 전북 외 63%) 등 다양했다.

심사는 고영직(문학평론가·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 문신(시인·우석대 교수), 송준호(소설가·우석대 교수), 정철성(문학평론가· 전주대 교수), 최기우(극작가·전주대 겸임교수) 등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투고된 작품들의 수준이 매우 높았다.”면서 “혼불의 메아리 공모전이 우리 사회에서 말의 힘을 회복하고, 나날의 삶과 노동에서 문학의 힘을 구현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적 형식으로 뿌리내리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혼불문학상 수상작품인 「난설헌」, 「프린세스 바리」, 「홍도」, 「비밀 정원」, 「나라 없는 나라」, 「고요한 밤의 눈」, 「칼과 혀」,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을 대상으로 독후감을 모집한 이번 대회는 (사)혼불문학과 다산북스, 전주MBC, 최명희문학관이 함께 마련했다. 매년 혼불문학상 수상작을 대상으로 독후감 대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미영 기자

 

► 심사평_ 고영직 (문학평론가)

지난해에 이어 열린 ‘제2회 혼불의 메아리’ 공모전에는 전북 지역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수준 높은 투고작이 다수 참여하였다. ‘쓰는 자의 시대와 읽는 자의 시대, 경계의 만남’을 표방한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의 참여 열기를 보여주는 것 같아 문학인의 한 사람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혼불문학상 수상작의 수준 또한 작품의 질이 높아지고 있어서 한국문학의 새로운 미적 돌파구를 여는 창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또한 높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문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투고된 작품들의 수준은 매우 높았다. 다만, 『나라 없는 나라』, 『프린세스 바라』 같은 혼불문학상 수상작을 단순히 내용 요약하는 식의 글쓰기를 위주로 한 감상문은 선정에서 제외하였으며, 수상작 텍스트 안과 바깥을 연결하며 작품과 세상에 대한 자신의 사유와 식견을 보여주는 투고작들을 선정하였다. 또한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이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감식안을 보여주는 비평안도 중요하겠지만, 작품의 안과 밖을 넘나들며 자유로운 에세이 형식을 보여주는 ‘가독성’ 있는 작품을 선정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대상 수상작 선정을 둘러싸고 심사위원들 간에 치열한 토론이 있었음을 여기 밝힌다.

혼불의 메아리 공모전이 우리 사회에서 말의 힘을 회복하고, 나날의 삶과 노동에서 문학의 힘을 구현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적 형식으로 뿌리를 내리길 기대한다. 그런 문화적 과정에서 우리는 모두 문학공화국의 시민이 되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작가 최명희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현재화의 과정이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투고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

 

► 심사평_ 문신 (우석대 교수·문학평론가)

응모자 모두 각자의 상황에서 주체적으로 소설 읽기를 한 것 같았다. 오랫동안 읽고 쓰기에 공을 들였다는 인상을 받았다. 잘 읽고 잘 쓰고자 하는 열망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지만, 대체로 소설을 소설답게 읽어낸 경우는 드문드문 찾아왔다. 뭔가 아는 체하고 싶은 욕구가 글을 통해 보일 정도로 다양한 이론으로 소설을 해체해버리는 독후감도 자주 눈에 띄었다. 그럴 경우 적확한 독법에 이른 경우는 많지 않았다.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자신의 삶을 소설 읽기에 투영해가는 독후감이 주류를 이루었다. 응모작을 읽으면서 자기의 눈(관점)을 분명하게 드러낸 응모작들에 관심이 갔다. 어설프게 다른 사람들의 발언을 흉내 낸 작품, 조금 아는 것을 부풀려 잔뜩 힘이 들어간 작품은 글 자체가 경직되어 있었다. 작품을 읽어낸 결이 드러나지 않고 그 결을 깎아낸 대패(이론)가 전면에 부각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다. 단순히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사건의 추이를 따라가며 중계방송하듯 쓴 응모작에는 눈길이 오래 머물지 않았다.

독후감 스타일은 필연적으로 대상 도서의 스타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고요한 밤의 눈」을 대상으로 한 독후감은 논리적이고 건조한 글쓰기가 우세하지만, 「난설헌」의 경우는 여성적 정서가 우울하게 반영된 독후감이 많았다. 각각의 스타일을 충분히 만족할만한 응모작을 만나기를 기대했고, 어느 정도 그 기대에 부합한 것 같다.

응모작들의 수준은 다른 독후감 공모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심사 과정에서 독후감이 읽는 사람과 책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유와 감각의 치열한 상호작용을 본질로 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그것이 응모자가 대상 도서를 충분히 소화하고 또 그 작품에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응모작을 선정한 이유다.

 

► 심사평_ 송준호 (우석대 교수·소설가)

독후감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독후감 공모전 심사에 참여해서 글을 읽을 때마다 드는 의문이다. 그 답을 스스로 만든다. 독후감은 책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정리해서 쓴 글이라는 것, 그리하여 독후감은 감상문(感想文)이라는 것, 그것이 독자의 삶에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심사의 잣대 역시 이것이어야 한다는 것.

「프린세스 바리」(정미영)의 감상은 따뜻하다. 풍부한 독서 경험을 통해 작중의 다양한 인물을 밀도 있게 연결하는 솜씨도 만만치 않다. 내 삶의 과정에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서술도 돋보인다. 세 작품 가운데 제일 감상문답다. 다만 문체의 안정도가 떨어지는 게 문제다. 이것을 심사에 어떤 식으로 반영해야 할지 무척 고민이었다.

「나라 없는 나라」(오은혜)의 감상은 격정적이다. 대상 작품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문체도 안정되어 있다. 글을 지속해서 써온 솜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중의 인물들을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따뜻하게 혹은 냉철한 눈으로 바라보고 그걸 내면화시키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고요한 밤의 눈」(엄수현)의 감상은 논리적이다. 이 또한 작품의 성격과 관련이 매우 깊을 것이다. 세 글 가운데 문체가 가장 안정되어 있는데, 오히려 이것이 독후감으로서는 약점일 수 있다. 독후감이란 무엇인지, 평론과의 경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글이다. 최종 심사의 모든 권한이 오롯이 내게 주어진다면 선택은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느끼고 생각하는 존재다. ‘느낌’과 ‘생각’이야말로 삶의 본질이며, 글은 살아가면서 얻은 생각과 느낌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다양하고 풍부하게 느끼고 체계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과 글쓰기를 통해 진정 인간다운 삶을 추구한 모든 참가자에게 존경을 표한다.

 

► 심사평_ 정철성 (전주대 교수·문학평론가)

어떤 노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똥을 닦은 종이에서는 똥내가 난다. 소설을 읽고 쓴 글에서는 소설의 향기가 났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독후감을 읽으면서 저는 우리가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글을 읽는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재확인하였습니다. 소설의 향기가 이렇게 다양하게 전파된다는 것을 체험하게 해 주신 글쓴이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독후감을 쓰는 독자들은 소설을 읽으면서 작품을 읽는 것이 아니라, 종종, 자기 자신을 읽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험은, 특히 유사한 경험은, 공감을 그리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바탕입니다. 이렇게 즐기는 것도 작품 감상의 효용으로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설이 허구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소설의 세계는 또 다른 세계라고 합니다. 우리는 소설가에게 그 세계를 완벽하게 구성하도록 요청합니다. 완벽한 허구의 세계 속으로의 몰입이 우리의 현실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의미의 발견이 우리의 의식을 확장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심사자의 임무가 가려 뽑는 악행이라서 부득이 경험 밖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족을 덧붙입니다. 혼불문학상의 수상작 여덟 편에 대한 관심이 거의 균등하다는 것을 보고 저는 혼불문학상이 여성성과 역사에 매몰되어 있다는 세간의 추측이 오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점을 확인해 주신 글쓴이들에게 다시 감사를 올립니다.

 

 

김미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560-022)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동성당길 13. 호운빌딩 3층  |  대표전화 : 063)231-6502  |  등록번호 : 전라북도 아 00076  |  발행인·편집인 : 강찬구
등록 및 발행일 : 2014년 8월 7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현영
Copyright © 2019 전북포스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