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뉴스를 보면 '버닝썬'으로 시작해 '승리게이트'를 거쳐 정준영의 동영상 몰카에 연예인 마약으로 번지는 추세다. 폭행사건에 이어 경찰 유착 의혹, 마약 판매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논란의 중심에 선 클럽 '버닝썬'.

수십년전 한국에 살 때 일이다.

대학선배가 사무실을 차려 독립을 했다기에 구경도 하고 저녁식사도 하기 위해 퇴근시간에 맞춰 사무실로 가기로 했다. 

신촌에 있는 여대 앞에서 택시를 타고 논현동 주소를 줬는데 운전기사 아저씨가 수시로 백미러로 흘끔거린다. 불쾌하기도 하고 젊은 여자라 그러나... 내  미모가 그정도는 아닌데...? 하다 도착하니 무슨 룸살롱 앞에 내려준다.  

그제서야 기사 아저씨의 원인 모를 흘끔거림이 이해가 됐다. '아! 나를 나가요 아가씨로 오해했구나 !' 

식사를 하며 그 얘길 선배한테 하니 워낙 거기가 유명한 텐프로들을 갖춘 알아주는 곳으로, 자기 같은 사람은 가보지도 못하는 곳이라고 했다.

그 곳 아이들은 영어, 일어도 잘하고 여대생들이 낮에는 학교, 밤에는 아르바이트 뛰는 애들이 많아서 아마 너를 그렇게 봤을거라고... 그러고는 말미에 뼈 때리는 진실을 덧붙였다. "니 미모로 그렇게 오해할 리는 없는데..."  쩝~~~. 아저씨도 하도 의아해서 본 거였구나!

  그때가 1985-6년쯤으로, 1980년 무력과 공포정치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 정권은 컬러 TV를 적극 보급하고, 통금을 해지하고, 프로야구를 창설하고,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하고, 올림픽을 유치하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사탕을 먹이기에 온 국력을 기울였다.

그 사탕은 결국 '빅엿'으로 판명되었다. 온나라에 나이트클럽이나 룸살롱이 유학원만큼이나 우후죽순 처럼 넘쳐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그때 이미 나는 남자들이 술에 뭔가를 섞으니 절대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 술과 장미의 나날들을 토양으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이 지금의 20대 , 30대 아이들이다. 그들이 지금 그 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한국이 제일 흥청망청하던 시대에 태어나 인생 제대로 살아보기도 전에 3포세대로 전락한 우리의 자식들 말이다. 

정지월 편집위원.

  요즘 한국 뉴스를 보면 '버닝썬'으로 시작해 '승리게이트'를 거쳐 정준영의 동영상 몰카에 연예인 마약으로 번지는 추세다. 여자들에게 약을 먹여 강제추행하고, 그것도 모자라 몰래 도촬하여 돌려보며 킬킬거렸을 걸 생각하면 남자라는 건 참 무서운 짐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자와 똑같은 인간인데 그거 하나 더 달렸다고 그렇게 다를 수 있나...? 아예 여성과는 다른 종(species)같다는 느낌이다. 

왜 젊으나 늙으나, 배운 사람이나 못배운 사람이나 결국엔 남자라는 이름으로 묶여 하향평준을 이루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어디 나같은 사람을 그런 범죄자들과 같은 부류로 묶느냐고 분해 하실 것이다. 그러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시라.

당신들은 한번도 여자가 따라주는 술잔을 받아본 적이 없고, 외설잡지나 포르노 동영상을 친구와 나눠보며 동료의식을 느껴본 적이 없으며, 모르는 여자에게 성적 호기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지를...

그런 적이 있다면 당신도 유죄! 경중의 차이는 있어도 죄질은 동일하다. 그러니 피해 가실 생각 마시고 이제부터라도 이성과 교양으로, 그게 어려우면 종교의 힘을 빌려서라도 남자이기 전에 인간으로 사는 법을 배우고 또 아들들에게 가르쳐야 함이  옳다. 

  남자로 산다는 건 이런 면에서 여자보다 어려울 것이라 짐작은 된다. 본능에 역행하는 길을 규범과 법, 도리와 양심으로 다독이며 살아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위험한 동물을 우리 밖에 풀어놓을 수는 없는 법.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성난 짐승은 튼튼한 울타리안에 가둬놓고 공생하는 수밖엔 없다.

거세를 할 수 없으니 후천적, 심정적 여성이 되시라. 수다를 떨고 음악과 독서, 드라마의 세계에 입성하시고 운동과 노동으로 몸을 혹사시켜 음란마귀가 틈 탈 틈을 주지 말고 숙면하시라. 

그러다 보면 쑥과 마늘로 곰이 웅녀가 되었듯이. 당신의 여성성이 개발되고 멋있어져서 당신은 아내나 직장동료 사이에서 인기남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공감할 줄 아는 남성, 여성을 존중할 줄 아는 남성은  다이아몬드보다 희귀하므로... / 정지월 주 애틀란타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