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1일은 일제 강점기 시절인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이 펼쳐진 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날을 기념하여 정부 차원의 기념식은 물론 전국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3.1절은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국경일 중 하나다. 그만큼 3.1 독립만세운동은 우리나라의 오늘에 이르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의 혐한관(한국과 한국인을 혐오하는 생각), 한국과 일본의 관계. 우리 국민들의 일부 저자세 주장 등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한 것 아닌가 싶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방과 더불어 당연히 했어야 할 친일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 지금도 우리나라와 국민들이 겪고 있는 진통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 국민들, 그게 일부 사람들의 문제라고 할지라도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는 숭일(崇日)사고도 그 영향이 적지 않은 것 아닌가 싶다.

박장우 주필

  최근 어떤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름대로 지역사회에서 유지로 불렸던 사람이고, 한때는 정부 산하단체에서 고위직까지 했다는 사람들인데 현 정부의 대일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약자인 우리나라가 무조건 일본 비위 맞추면서 살아가는 게 현명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일본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는 위안부 합의 불이행, 일본기업 강제노역 배상판결, 한일간 초계기 갈등 등을 두고 하는 말 같았다. 우리나라가 굽히면 조용할 일을 괜스레 일을 만들고 있다는 식의 논리로서 말이다.

  100년전, 3.1 독립선언에 참여했던 민족대표 중 일부는 나중에 친일쪽으로 전향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사람이 천도교 지도자였던 최린이다. 그는 해방이후 전향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독립할 줄 몰랐다”고 변명했다 한다.  

  김대중정부 때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뻔 했던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은 아들 국적문제로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한 뒤 “총리로 지명될 줄 알았더라면 그렇게 했겠느냐”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었다.

  이들 모두, 우리나라 사회지도층의 표리부동, 남에게는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면서 자기 자신에게는 다른 잣대를 내세우거나,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하면서도 약자에게는 유독 강한 척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일본 우익이나 정부 관리들도 우리나라 사회지도층의 이런 정서를 들여다보면서 이런저런 망언을 일삼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 두려우면 비위 맞추라고 위협조로 말이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헌법을 개정해서 공식적으로 군대를 보유한 국가가 되고자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능하다면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일본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야욕이나 다름 아닌 것이다.

  그리고 일본이 언젠가는 모르지만 미래에 우리나라를 실제로 위협하지 말란 법도 없을 듯 싶다. 역사적으로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한 것이 수천 번에 이른다고 하는데 또 다시 반복되지 말란 보장이 어디 있는가 말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공식 국가가 아닌 일본 해적, 왜구의 침략으로 교육하고 있다. 그러나 고려말 이성계장군이 남원 운봉에서 격퇴했다는 왜구 대장 아지발도는 완전 무장한 군인의 모습이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사법농단에도 일본관련 재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모두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런 비위맞추기식 사고가 일본을 극복하지 못하는 장애물이 되고 있지는 않는가 싶은 것이다.

  3.1 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이해서 이제 우리나라와 국민들은 일본을 극복하고 넘어서는 극일(克日)운동이라도 전개해야 할 때 아닐까 싶다. 그 방향에는 일본인들 못지않은 자존심을 갖는 것이 시급한 일이 될 듯도 싶고 말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인적·물적 자원을 키우는 일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몇 백년을 잇는 가게, 세계적 기업, 노벨상 수상자 등등, 세계적 자랑거리 말이다. 일본보다 더 자랑스런 한국인과 대한민국이 된다면 우리의 자존심도 저절로 살아나지 않을까 싶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