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검찰수사관의 잇따른 민간인 불법사찰 폭로를 놓고 여야가 격돌했다.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은 지난주 언론을 통해 우윤근 러시아대사 불법자금 수수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납품특혜 의혹사건,  고건 전 총리 아들 가상화폐 관련설, 보수언론사 사주 일가 동향보고 등을 폭로하며 비리의혹 보고는 묵살 당했고 민간인 불법사찰은 상부로부터 지시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비위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범법자가 개인비리를 덮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 국기유린 사건이라며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민간인 불법사찰을 둘러싸고 여야의 시각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만 바라보고 있지 않나 싶은 것이다.

  민주당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반대 세력을 방해하고 기업 후원 모금, 환경단체 핵심 인물 감찰 등을 했다. 박근혜 정부때 기무사가 세월호 유가족·실종자 가족과 단원고 학생을 불법 사찰했다. 이런 것들이 민간인 사찰이다"고 강조했다.

박장우 주필

 반면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민간인 사찰이라는 것도 때로는 경계가 불분명할 때가 있다”며 “사찰은 하는 사람 입장에선 사찰이 아니라고 하고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사찰이라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위원장은 이어 “완벽한 권력이란 없다. 언제나 권력은 잘못할 수 있고 부패할 수 있는 것이 권력”이라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는 민간인 사찰 DNA(유전자)는 없다’는 오만이 있을 수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여당은 민간인 사찰 정도 되려면 정부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 같고 야당은 피해자가 사찰당했다고 느끼는 정도만 돼도 사찰이라고 진단하는 것 같다. 모두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풀이인데 아마 서로 입장이 바뀌었다면 풀이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성경 말씀에도 있는 말이지만 ‘비판받지 않으려면 비판하지 말라’고 했다. 시민단체 또는 운동권 출신들이 곧잘 빠져들곤 하는 자가당착인데 겉으로는 도덕성을 강조하면서 자신들 스스로 부도덕한 행위를 하곤 한다는 것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사찰개념이 더 합리적이지 않은가 싶다. 다만 실제 민간인 사찰에 대한 법적 처벌은 행위자체의 경중을 감안해서 이루어질 것 같고 말이다.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한 방송에 출연, "이번 사건은 문재인 정권의 자업자득 내지는  부메랑이다"며 "이 정권에서 적폐 수사한다면서 정말 심하게 거의 성직자 수준에서 해버렸다. 그게 거꾸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자유한국당에서는 4자성어로서 시중 이야기를 전한다. “요즘 시민들 사이에는 ‘우유조유 조무우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박근혜정부 민정수석이었던 우병우가 유죄면 문재인정부 민정수석인 조국도 유죄고, 만약 조국이 무죄라면 우병우도 무죄”라는 의미란다. 일부 비약된 말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요즘 조국 민정수석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전문가들은 민간인 사찰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다짐했던 문재인 정부가 실제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발생한 사건 아니겠느냐고 진단하는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점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의 지적처럼 사찰과 사찰 아닌 것이 애매모호할 때도 없지 않다는 사실인 것 같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정권 차원의 기획사찰은 문제가 있는 것이지만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 정도는, 그게 누구의 이야기든, 진위를 확실하게 파악해보는 것도 나라를 이끌어나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조언한다. 다시말해 일반 국민들도 다 아는 일을 대통령이나 주변에서 보좌하는 사람들이 모른다고 하면 그 또한 무능한 정권 아니겠느냐는 주장인 것이다.

  3년차를 맞이하는 문재인 정부도 이제 현실적인 측면에서 국정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인사들로 물갈이를 해보면 어떨까 싶다. / 전북포스트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