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서부신시가지에 폐허로 남아있는 대한방직 부지 개발을 둘러싸고 갖가지 의혹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특히 전주시장까지 자광 측에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며 경고까지 하고 나서 그 배경이 자못 궁금해지고 있다.

전주시의회 한 시의원은 지난주 열린 본회의에서 “민간기업이 사유지에 2조5000억원을 투자해 전주발전에 기여하겠다는데 제안사업에 대한 검토는 커녕 대한방직 부지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막는 게 전주시라는 생각이 들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뱍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이에 대해 김승수 전주시장은 “자광이 전주시 미래를 위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더 성실하고 더 구체적으로 차분하게 사업에 임해줄 것을 분명하게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시장은 “자광에 분명하고 엄중하게 경고한다. 언론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전주시를 압박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자광이 주식 일부를 사들였다고 알려진 해당신문에 보도된 내용이다.

서부신시가지에 있는 대한방직 부지를 개발하겠다고 나선 자광에 대한 시민들의 의구심은 대체로 세 가지로 알려진다.

첫째는 대한방직 부지에 초고층인 143층 높이의 익스트림타워를 짓겠다고 나선 자광이 어떤 회사인가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대한방직 부지개발은 엄청난 폭리문제가 발생하는 것인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고, 세 번째는 자광이 유력 신문사에 투자하면서까지 사업을 밀어붙이려는 의도가 무엇인가 하는 것 같다.

첫 번째 의구심은 자광이 2조5000억원을 투자할만한 회사인가 하는 것이었다. 중견 건설사로 알려진 자광이 과연 대한방직 부지를 사들일 수 있는 능력이라도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자광이 2000여억원에 이르는 대한방직 부지의 소유권 이전 문제를 매듭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 이후 시중에 떠돌기 시작한 말이 자광의 뒤에 대기업 계열의 모 건설사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모 건설사는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성격의 사업에도 관여했으며, 사업성이 떨어지는 경우 손을 뗀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광의 능력이 다시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의구심은 대한방직 부지(6만5천평)의 특혜 문제다. 대한방직은 16년전 서부신시가지가 개발될 때 수용을 강력 거부, 오늘의 모습으로 남게 됐다. 당시 서부신시가지 개발사업을 추진했던 전주시장이 김완주 전 지사였고, 그 옆에서 비서로서 보좌했던 사람이 지금의 김승수시장이다.

당시 대한방직은 부지를 내놓지 않으면서 앞으로도 공장 외에는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썼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었다. 그리고 전주시는 이런 사정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자광이 대한방직 부지를 개발하겠다고 뛰어든 것이다. 대한방직으로서는 말도 못 꺼낼 일을 자광이 대신 치고 나선 것이다. 마치 부지개발로 인한 특혜문제는 자신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모양을 취하면서 말이다.

세 번째 의구심은 김승수 시장의 지적처럼 자광의 진심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자광의 143층짜리 익스트림타워 개발계획은 일단 시민들로부터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침체된 전주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구수가 60만명 대에 묶여 있는 전주에 관광객 유치와 상권 개발이 주 목적이 될수 밖에 없는 143층짜리 익스트림타워 건설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점일 것 같다. 만약 자광측이 익스트림타워 계획을 내밀고 부지용도만 바꾼 뒤 다른 목적으로 사용해도 전주시에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 듯도 싶기 때문이다.

전주시로서는 대한방직에 의해 한번 농락당한 꼴이 됐는데 잘못하면 자광에 의해 다시 휘둘릴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 않나 싶다.

게다가 자광이 지방신문사 주식을 인수했다는 소문과 김승수 시장의 언론을 통한 부당한 압박 발언이 맞물리면서 자광에 대한 시민들의 의구심이 더해지는 분위기다.

이제 자광측에서 이런 시민들의 의구심부터 먼저 확실하게 풀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