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관광을 위해 매년 자전거 여행을 다닌다. 겨울철에만 등산을 하고 나머지 봄에서 가을까지는 자전거로 도내 곳곳을 돌아보고 있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예기치 않게 술을 마시게 될 때도 있다. 친구들하고 만나는 경우에도 술을 마시게 되지만 전국 투어를 다니는 전문 자전거 마니아들과도 어울려서 음주를 하게 된다. 대부분 맥주 한두잔 등 가볍게 마시는 술이라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같이 모임을 하는 선배 한분은 술자리에 꼭 자전거를 끌고 오신다. 저녁 식사에다 술을 곁들이는 자리이지만 그 선배는 주량이 보통이 아니다. 후배들이 걱정돼서 “자전거를 놓고 가시라”고 말할라치면 “나는 음주운전 면허증이 있어”하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곤 했다.

박장우 주필

 언론사에 다녔던 70대 연령의 선배들이 활동하던 시절에는 자전거가 교통수단이던 시절도 있었다. 출입처에 다닐 때도 자전거를 이용하곤 했다.

  당시 선배들은 퇴근길에 곧잘 술집에 들르곤 했는데 고주망태가 돼야 술자리도 끝이 났던 모양이다. 그래도 자전거는 잊지 않고 끌도 다니곤 했다. 어떤 선배는 술에 취한 채 자전거를 타고 가다 길옆 개울로 굴러 떨어지기도 했다고 이야기한다.  

  요즘에도 단독주택이 들어선 지역에는 주민들이 즐겨 찾는 막걸리 집이 있다. 주로 나이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술집이다. 점심시간부터 술이 거나해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곳에서는 술이 취해 자전거를 끌고 가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이웃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장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경찰이 12월 한달동안 자전거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펼친다고 한다. 평소 술을 자주 접해온지라 무슨 소리인가 하고 정신이 번쩍 들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지난 3월에 관련 법률이 만들어졌고, 이미 지난 9월 한달 동안 자전거 음주운전 단속도 벌인 바 있다고 했다.

  물론 그전에도 자전거 음주운전을 금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다만 단속처벌 규정이 없어 자전거 음주운전 금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전거 음주운전이 8명 중 1명 꼴로 빈번하게 나타나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왔었다고 한다.

  자전거 음주운전 단속이 가능할까 했는데 지난 9월 특별단속 이후 하루 평균 2건 이상의 자전거 음주운전이 적발되고 있다 한다. 자전거 음주운전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이면 범칙금 3만원, 음주측정에 불응하면 10만원이 부과된다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구류에도 처해지기도 하고 사고발생시 민형사상 책임도 묻고 있다고 하니 가벼운 처벌은 아닌 것 같다.

  자전거 음주단속은 자동차와 같은 일제단속 방식으로는 이루어지지는 못하는 것 같다. 경찰은 주로 휴일 낮 시간대에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자전거 전용도로 등 공개된 장소에서 자전거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한다고 한다. 자전거 동호인들이 단체 라이딩 후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의점과 식당, 자전거 음주운전 관련 112신고가 잦은 장소 주변에서도 불시단속이 펼쳐진다.

  경찰의 자전거 음주운전 단속은 속도감 있게 움직이는 자전거 마니아들이 집중 타깃이 아닌가 싶다. 시속 몇 십 킬로미터로 질주하는 자전거 마니아들이 술에 취해 운전할 경우 자동차 사고 못지않은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을 것 같다.

  자전거 음주운전 단속이 동네 어르신들 낮술 즐기는 정도도 단속하는 것인가 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다. 다만 동네 막걸리 집에서 마신 술이라도 단속에 걸리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음주운전 처벌은 면키 어렵게 될 것 같다.  

  자전거 안전운전을 위한 규정도 강화됐다 한다. 자전거 운전 시 안전모 착용 의무가 첫째다. 기존에는 어린이를 태우고 운전하는 경우 어린이에게 안전모를 착용하게 했지만 지금은 자전거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안전모를 착용해야 한다.

 그리고 둘째는 어린이, 노인, 신체장애인의 경우 자전거를 타고 보도를 통행할 수 있으나, 원동기가 달린 전기자전거는 보도 통행이 금지되고 있다.  

  자전거 안전운전이 갈수록 강조되는 것을 보면 자전거가 그만큼 우리생활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인 것 같다.  / 전북포스트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