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형 유통업체 내 용역회사에도 아르바이트(이하 알바) 청탁이 들어온다 한다. 청소, 보안 등 단순한 일을 하는 일자리인데도 뿌리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알바 부탁을 받는다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사람 구하기 어려웠던 게 이들 용역업체 알바 들이었다. 대학교를 다니거나 군대 가기 전 또는 갔다 와서 잠깐 용돈벌이하기 위해 찾아오는 곳인데 경쟁업체인 편의점이나 PC방에 밀려 구인난을 겪곤 했었다.

  당시 대부분의 알바들은 두세 달 정도 일을 하다 그만두곤 했었는데 매년 3월이나 9월 대학교 새 학기가 시작되는 때는 휴학생들이 대거 복학, 구인난이 절정에 이르곤 했었다.

  그런 용역업체 알바 자리가 지금은 청탁을 받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다른 분야의 알바 자리가 그만큼 줄어들어 생긴 현상이다.  

  전주공단 내 한 대기업계열 공장에서 연말까지 생산라인 감축계획을 밝히고 직원 70여명을 희망 퇴직시키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한다. 일반 기업들도 경영난으로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는 곳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고용률이나 실업률이 IMF와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악화됐고 실직자 구직급여가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느끼는 일자리 부족현상은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고 말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밝힌 사회보장 대국민 의식조사 결과, 우리 국민들은 일자리 부족을 가장 많이 걱정하고 있고, 60대 이상 세대들의 삶의 만족도가 최하라는 결과가 나왔다.

박장우 주필

  우리 국민들은 현재 가장 걱정거리로 응답자 천 명 중 36%가 일자리를 꼽았고, 건강 17%, 노후생활 15% 순이었다. 한편 ‘5년 뒤 걱정거리’로는 22%가 ‘노후생활’, 21%가 ‘건강’, 20%가 ‘일자리’라고 답했다. 반면 전문가 집단은 69%가 현재 국민의 걱정거리로 ‘일자리’, ‘5년뒤 걱정거리’로 50%가 역시 ‘일자리’라고 말했다고 한다.

  60대 이상의 삶의 불만족 현상에 대해서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 끼어 자신의 삶을 누려보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평가라는 주장도 내놓는다. 즉 자신을 키워준 부모를 돌보는 마지막 세대이고 자식에게는 키워주기만 하고 대접은 받지 못하는 버림받은 세대로서 말이다.

  그리고 교육까지 다 마친 자식들이 취직조차 못하고 부모들에게 빌붙어 사는 것 또한 60대 이상이 불만족하는 원인이 되지 않았는가 하는 해석도 없지 않다.  

  지난주 통계청이 발표한 올 3/4분기 가구별 소득을 분석한 결과, 상위계층의 소득은 늘고 하위계층 소득은 줄어 소득격차가 금융위기 때만큼 커졌다고 한다.  

  있는 사람이나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은 어떤 환경에서도 돈을 더 많이 벌고 있다는 것이고, 가진 것이 없거나 못 버는 사람들은 그것조차 챙기지 못했다는 이야기니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게 된 것 같다.  

  하여튼 지금 온 나라가 일자리로 난리다. 좋은 일자리 나쁜 일자리도 따지는 때가 아닌 것 같다. 옛날 같이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취로사업이나 공공근로 같은 비상대책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주장도 없지 않다.

  지난주 전국에서 민주노총 주최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최저임금법 원상 회복, 탄력근로제 확대 중단, 그리고 광주형 일자리 반대 등을 주장했다. 아마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경제정책, 노동정책 등으로 자신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것을 염려한 것 아닐까 싶다. 민주노총은 12월 민중대회까지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경제나 국민들의 생활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 아닌가 싶다.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가진 자의 힘자랑’ 정도로 밖에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민주노총 가입 근로자들만 해도 일자리를 가진 기득권자들임에는 틀림이 없으니까 말이다.

  민주노총도 지금은 일자리조차 가지지 못한 사람들, 정부에서도 혼자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데 협조해야 할 때다.

  그리고 뜨겁고 힘찬 노동운동은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이 조금은 나아지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을 듯 싶다. /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