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덕진성당은 지난달 ‘청년 예비신자’를 공개 모집했다. 20대, 30대 청년층이 대상이었다. 지금도 당시 성당 정문에 내걸었던 모집 플래카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시골 성당은 할머니 성당이라 불리기도 한다. 성당에 나오는 사람들이 할머니들뿐이라서 붙여진 별명이다.

도시 변두리에 있는 성당도 신자들 대부분이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라고 하는데 특별행사 때는 미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위한 식사 준비도 70대 할머니 신자들 몫이라고 한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전주 금암동에 있는 유명 교회도 요즘 ‘태신자 모시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주에서는 신도수가 많기로 유명한 교회인데 젊은 청년들 모시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초중고는 물론 대학생 활동 등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장려한다. 한때 정치권에서 유행했던 이른바 ‘젊은 피’ 수혈 비슷한 일인데 젊은 사람들을 인도함으로써 복음화 운동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가톨릭, 개신교, 불교 등 대부분의 종교에 있어 신도수 감소와, 특히 젊은 층 찾기가 어려운 것은 공통되는 현상이라 하며 일부에서는 종교계의 위기라는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 원인의 하나로 종교 지도자들의 잘못된 행각을 꼬집기도 한다.

기독교가 일찍 자리 잡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오래전부터 교회 무용론이 등장하기도 했었다. 신자들이 1년에 몇 번만 교회에 가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과학 지식의 발달과 함께 사후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변화된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다시말해 과연 저 세상, 천국이나 지옥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인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젊은 세대일수록 그런 의구심이 더욱 크고 말이다.

사실 학문적으로 종교는 찬반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돼 왔다. 세상에 하나님이 존재한다느니 안 한다느니, 천국이 있다느니 없다느니 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다투어 왔다. 그리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아마 이 결론 없는 말싸움은 이 세상이 끝나는 그날까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종교는 선택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한다. 믿고 안 믿고는 개인적 선택에 달려 있고 그에 따른 책임도 개인이 지면 그만 이라고 말이다.

전주 중앙성당 앞 시내버스 정류장에서는 오래 전부터 ‘예수님 믿고 천당가세요’하고 크게 외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도착하는 시내버스를 향해 빠르게 움직이며 외친다.

최근에 다시 만난 그 사람은 처음 봤을 때보다 더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하나님 나라를 권유하고 있었다. 나이도 적지 않을 것 같았는데 신념 하나는 더욱 강해진 것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있어 그 순간 만큼 행복한 때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믿음이 그 사람에게 그런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 같고 말이다.

만약 믿음이 선택의 문제라면 배운 것 없는 어떤 시골노인의 이런 비유는 어떨까 싶다.

‘두 친구가 있었다. 하나는 저 세상이 있다고 믿고 성경말씀을 몸으로 실천하며 살았다. 그런데 죽어서 가보니 저 세상이 없었다. 그래서 속았다며 바보처럼 착하게 살아온 지난날을 아까워했다.

다른 친구는 저 세상이 없다고 생각하고 막가는 대로 살았다. 그런데 죽어보니 지옥에 가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후회하며 옛날로 되돌아가려고 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성경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부자와 거지에 관한 대목인데(누가복음 16장) 「이 세상에서 온갖 호화사치를 다 누린 부자가 죽었는데 지옥에서 고통을 견디다 못해 천국에 있는 아브라함에게 아직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자기 형제들에게 천국의 거지 나사로를 보내 저 세상이 있다고 알려 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다.

또 성경에는 ‘믿음은 바라는 바의 실상이고 보지 못하는 바의 증거다’고 했고 ‘하나님 나라는 사람 속에 있다’고도 했다. 종교는 결국 우리 마음의 문제라는 이야기 아닐까 싶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이념적인 문제만큼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젊은 세대의 종교 외면을 탓할 것이 아니라 종교계부터 자기 반성하는 일이 더욱 급한 일인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