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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세의 일본인 구보타, 그가 자전거로 만나는 전주 <김길중의 자전거 로드>두달간의 한국 자전거길 종주중인 '구보타 간지(久保田 ?二) '씨
김길중 편집위원  |  kimbom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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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7  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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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여행중인 구보타 간지 씨 5년전 중고로 구입한 자전거 앞뒤에 짐을 실을수 있는 장치를 하고 반바지차림에 달린다구보타 씨는 헬멧대신에 긴 두건을 감아 햇볕을 피하는 용도로 쓰고 다닌다고 한다.

자전거를 즐겨 탄지 5년 차인 내가 못해본 ‘마을 정자에서 잠자고 동네 사람들과 슈퍼에서 막걸리를 나누고 거기에 더해 음식 얻어먹기를 일본인이 한다고?’

“낙동강을 따라 부산에서 대구를 거쳐 안동까지 갔어요. 안동에서 영덕까지는 시외버스로 이동했고, 통일전망대까지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문장까지 구사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낙동강’, ‘부산’, ‘대구’, ‘안동’, ‘영덕’, ‘통일 전망대’라는 단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일본인. 그가 자전거를 타고 두 달 여의 여행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만났다.

69세인 일본인이 오사카에서 왔고 한 달가량을 자전거 여행 중이며 마침 전주에 왔다고 한다. 태풍 ‘솔릭’으로 인하여 전주에서 며칠 더 머무르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한 달여 더 여행할 계획이라는 구보타 간지(久保田 寛二) 씨의 두 달이 궁금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는 전주에서 8년간 거주하고 있는 나카무라 미코 씨의 주선과 통역으로 진행되었다 6월에 일본으로의 자전거 견학차 9박 10일의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전주시 자전거 정책과 박상훈 씨와 함께 하였다.


그가 오사카에서 전주에 오기까지의 여정을 먼저 들었다.

오사카에서 시모노세키로 기차를 통해 이동하였고 때마침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이벤트 상품이 있어 이번 기회를 이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7월 22일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입항한 그는 5년째 타고 있는 자전거에 몸을 싣고서 낙동강을 찾아 안동까지 이동했다고 한다. 그리고 영덕에서 통일전망대까지의 동해안 자전거 길을 탔고 서울과 인천까지의 이동은 버스 편으로 찾았다. 아라 뱃길이 시작되는 인천에서 그는 서울을 거쳐 춘천까지의 북한강을 거슬러 올랐고 다시 남한강을 따라 문경새재까지의 한강을 거슬러 올라갔다고 한다.

괴산군 연풍에서 시작되는 오천 자전거 길과 금강을 따라 공주까지 이동했고 안성에서의 남사당과 관련해 잠깐 다녀온 뒤로 공주에서 군산까지의 금강 길을 마저 달렸다. 그리고 전주에서 기자를 만났다.

월요일에 다시 전주를 떠나 목포까지 기차로 이동한 후 제주도를 달릴 예정이며 다시 목포로 돌아와 영산강과 섬진강 종주까지 마친 후 9월 14일경 공주에서의 백제문화축제에 참여할 계획이다.

여행의 목적과 계획, 그리고 일본인으로서 어떻게 한국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되었는 지가 궁금했다. 두어 시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서야 이런 궁금증은 해소되었다.

구보타 씨는 전직 교사로 오사카에서 야간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오사카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이 많은 관계로 학생과 학부모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문화를 접하게 되었다.

퇴직 후 그는 본격적으로 한국문화를 배우고 익히는 중이라고 한다. 아울러 서울 올림픽 때부터 시작된 한국 여행을 종종 가져왔으며 자전거 여행도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이번의 자전거길 종주는 처음이자 자신의 마지막 자전거 여행이 아닐까 싶다는 그와 여행길에서의 여러 에피소드와 자전거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해 둔다.

 

   
나카무라 미코 씨와 구보타 간지 씨 통역을 도와준 나카무라씨와 경기전 수문장 교대식을 기다리고 있다.

►잠은 어디서 어떤 식으로 주무세요?

“가다가 마을 정자 같은 곳에서 자기도 하고 오늘 묶고 있는 유스호스텔 같은 곳에서 자기도 하고 그래요. 오전에 주로 달리는데 11시나 12시쯤엔 마을 슈퍼 같은 데 가서 막걸리를 먹으면서 요기를 하곤 합니다. 큰 통의 막걸리를 혼자 다 먹지 못해서 가게 주인이나 동네 사람들이랑 나눠 마시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면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려 잠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저녁을 얻어먹기도 하곤 하죠.”

 

►일본에서도 음주운전은 안 되는 것 아니에요?(이때만 해도 그의 하루 일정을 잘 몰라서 점심시간의 막걸리에 대해 의아한 질문이었다)

“물론입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게 다니지는 않아요. 올여름 많이 더웠잖아요. 여러 번 왔는데 이번 여름의 한국 날씨는 매우 더웠던 것 같아요. 전에는 정자 같은 곳에서 쉬면 시원한 느낌이 들곤 했는데 이번엔 전혀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새벽 5시부터 달리는데 날이 더워서 주로 오전에만 달리고 쉽니다. 급한 일이 없으니 천천히 달리는 거죠. 하루에 한 50여 킬로미터씩 달리는 것 같아요.”

 

►한국에 대해 잘 알고 계신 것 같은데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진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나요?

“특별하다기보다 교사 재직 시절에 자연스럽게 한국 사람들과 한국의 문화에 대해 접해왔고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풍물놀이도 오랫동안 배웠는데 북도 칠 줄 알고 장구도 배웠어요. 아직 꽹과리는 배우질 못했습니다. 오사카에선 팀을 이뤄 공연을 하기도 했어요.”

 

►여행을 다니면서 말해줄 만한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펑크가 두 번 났는데 연달아 난 겁니다. 튜브를 때운 후 박혀있던 작은 가시를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어요.(기자가 타이어 펑크 수리 시 튜브에 박힌 가시를 제거해야 하는 공정을 설명을 해주었다. 모르고 있던 게 아니라 아주 작아서 찾지를 못했던 것이라는 추가 설명이 있었다.) 자전거 길을 따라가다 보니 음식을 먹을 데가 많지 않아서 혼났던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동네가 있을만한 곳이 보이면 망설이지 않고 자전거 길을 벗어나 나가서 해결하곤 합니다. 요리를 할 수 있는 장비와 식량을 챙겨 다녀서 굶는 일은 없습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자전거 여행을 많이 하나요? 일본에선 한국의 4대 강 자전거길 같은 게 없나요?

“기자님 입고 있는 복장(취재 시 자전거 복장으로 나갔었다)을 만나는 경우는 드물어요. 일상에서는 자전거를 많이 타지만 레저문화로는 한국이 훨씬 발전한 것 같아요. 또 하나는 나이 든 분들이 자전거 여행을 많이 하더라고요. 제가 여행 중 만난 분 중에 78세의 노인도 만났습니다. 가운데 큰 산이 있고 해안 위주로 도시가 나있는 지리적 특성상 강을 따라 국토종주를 할 만한 강이 없어선지 4대 강 자전거길 같은 공간은 없거든요.”

 

►이렇게 다니기가 힘들지는 않으세요? 이번 여행 말고 또 다른 계획이 있나요?

“(웃으며) 힘들죠. 더구나 이렇게 홀로 다니는 건 매우 힘들어요. 해외에서의 자전거 여행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에 대한 인연이 몇 번 반복되자 통역을 맡아주었던 나카무라 미꼬 씨의 수고를 덜어낸 채 “한국말로 할게요”라면서 “야간 중학교 교사 때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 사람들한테 한국말도 배우고....”라고 하는 구보타 씨의 한국말에 함께한 일행이 다 놀랐다.

유창한 실력은 아니지만 자신의 의사소통은 할 만한 한국어 실력이 구보타 씨에게 있었던 것이다. 막걸리를 동네 주민들과 나누고 어우러져 하룻밤을 이어가기도 한다는 그의 설명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인터뷰 중 경기전 수문장 교대식을 찾았는데 구보타 씨는 풍물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였다.

이 자리에 함께한 박 상훈 씨는 “저도 이렇게 여유롭게 현지의 주민들 사이를 오가며 어우러질 수 있는 여행을 해볼 생각입니다. 그게 진짜 여행이고 진짜 여행의 맛이 아닐까 싶어요.”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마지막 무렵에 “힘들어서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구보타 씨의 이야기처럼 정말 마지막일 지 아닐지 궁금하다. 다시 만나게 될 기회가 있다면 ‘그 사이엔 또 어떤 세계를 다녀오셨나요?’라고 물어보고 싶다.

여행 다니면서 사진을 잘 안남기고 ‘일기를 쓰곤 하다가 지금은 쓰지 않는다’고 한다.

이 말처럼 구보타 씨의 자전거 여행은 자유롭고 유유자적한 ‘자유인’이 자전거에 몸을 싣고 강 따라 바람 따라 세상을 주유하는 모습으로 여겨졌다.

내가 다니며 본 그 길과 구보타 씨가 다니며 바라본 그 길들은 같았을까 달랐을까? / 김길중 편집위원

   
글쓴이 / 김길중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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