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부안군에서는 관내 사회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개발공사 부안유치 범군민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새만금사업으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부안군에 대한 배려, 지역 균형발전및 새만금사업의 상징성을 감안하더라도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개발공사는 부안군으로 이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특히 부안 사회단체장들은 “그동안 기대와 희망 속에서 시작된 새만금사업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진다. 새만금사업이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지역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지난해 전북의 국세 납부액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불과했다 한다. 호남권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세액이 지역경제 수준을 나타내는 명확한 지표는 아닐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경제 흐름은 가늠하기에 충분할 것 아닌가 싶다.

그동안 전북과 경제규모가 비슷한 것으로 이야기되던 충북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뿐만 아니라 강원도에도 뒤처지는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겨우 제주도에 조금 앞선 정도인데 납세 인구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비교 자체가 부끄러울 정도다.

전북경제는 지난 80, 90년대만 해도 전국 대비 3% 경제니 하며 자조 섞인 한탄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옛 영광이 된 듯한 느낌인 것이다. 굳이 새만금사업 기간과 비교하자면 새만금 시작 때는 전북경제가 3% 경제였는지 한창 진행 중인 지금은 1%경제로 추락한 셈이다.

새만금투자를 철회했던 삼성이 향후 3년간 180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해서 도내 언론들이 대서특필하고 있다. 정치권과 도내 지자체가 발 벗고 나서 삼성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라는 주문인 것이다.

삼성의 전북도 유치는 도민들의 염원이기도 하다.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이 미치는 경제적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다만 얼마 전까지 삼성의 새만금 투자 철회를 사기사건이니 하며 몰아붙였던 지방정치권과 언론이 전면에 나서서 떠들어대는 것이 과연 도민들의 정서상 적당한가 하는 의문이다.

그리고 전북경제 활성화대책이 삼성 유치밖에 없는가 하는 점도 전북도에게 묻고 싶은 사항이다.

새만금간척사업이 착공될 당시에는 늦어도 30년이 지나면 새만금이 지역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되지 않을까 도민들은 기대했었다. 당시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인 사람들은 나이 70이 되면 새만금의 영화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기대했던 30년 세월이 3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새만금은 계속 공사 중이다. 입주하겠다는 업체가 간간이 나타나곤 있지만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처럼 별다른 표시도 나지 않는 것 같다.

문재인대통령이 공약으로 새만금 전폭 지원을 약속했지만 예산 배정은 신통치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새만금개발청이나 새만금개발공사가 현지로 옮기거나 새로 설치된다고 해도 기업유치 등 내실까지 다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을 것 같다.

기업체들은 철저하게 돈의 논리에 충실한 조직이다. 새만금에 투자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하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말리더라도 어떻게 해서라도 들어오려고 할 것이다.

기업체 유치는 정부에서 강압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당분간 우리나라 경제가 불황기를 벗어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없지 않다.

그리고 전북에서 자생하던 기업들도 어느 정도 성장하면 본사를 서울로 옮기곤 한다. 경영 차원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도내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의 애로사항 중 기관단체들이 손 내미는 것과 노조활동도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큰 기업들이 적다 보니 작은 업체들에게도 스폰서 형식의 도움을 요구하는 곳이 그만큼 많다는 하소연인 것이다.

어쨌든 국세 기준, 전북경제 1% 비중은 너무 초라한 현실이 아닐까 싶다. 전북도를 비롯 일선 시군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욱 분발해야 하는 명백한 증거이기도 하고 말이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