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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평강공주, 안시성 성주, 계백 3권 연작온하루출판사, 독특한 설정의 독립된, 그러나 유기적인...
김은주 편집위원  |  jbpost@hanmae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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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7  15: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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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하루출판사(대표 홍남권)에서 독특한 설정의 연작소설 세 권을 출간했다.

일견 독립된 이야기인 듯하면서도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연결은 돼 있지만 그 주인공은 제각각이다. 평강공주, 안시성 성주, 계백이 바로 그들이다.

온달이 죽은 뒤 이야기가 끝나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평강, 고구려의 어머니]는 제2막이 열린다. [안시성 그녀 양만춘]에서 작가는 안시성 성주를 여자로 설정했다. [계백, 신을 만난 사나이에서] 계백은 어머니가 신라인으로 그는 반은 신라인인 셈이다.

 

   
 

파격적이다 못해 충격적이다. 파괴적이면서 창조적인 설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세 작품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상상의 결과물만은 아니다.

안시성은 2008년, 계백은 2010년, 평강은 2014년에 저작권이 등록됐다. [평강]에는 그동안의 노고가 엿보이는 연표까지 있다. 소설이지만 소설 같지 않은 무게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만리장성에서 당태종은 상요동전망(傷遼東戰亡)을 읊었다.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패망했다는 자기고백이다.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이 시를 <전당시全唐詩>에서 작가가 힘들게 찾아냈다. <전당시>에 실린 당나라 때 시가 5만 수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맨 먼저 병법대로 성문을 뚫으려 했고, 적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만들고 싸웠도다. 비늘을 펴 거스르는 물결을 뛰어넘고, 날개를 펼쳐 몰아치는 바람을 다스렸도다. 뛰어난 여섯 전술은 펼치지도 못하고, 옛날 세웠던 큰 전공마저 이지러졌구나. 이 한 몸 살리려 어찌 지혜롭지 못했던가! 진정 여한만 남기고 천명에 따라 가는구나.'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왜 이 시를 배우지 못했냐고? 학교에서 이백과 두보의 시는 가르치면서 왜 당태종의 상요동전망을 가르치지 않았느냐고?

이렇듯 기발한 구성의 연작소설을 쓴 작가 홍남권의 이력 또한 특이하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소설가가 되었다. 현재 1인출판사인 온하루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전공인 경영학을 살려서 기업스토리 작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역사소설이면서도 글은 쉽게 잘 읽힌다. [평강]을 읽고 그녀의 사랑에, [계백]을 보고 처자식을 죽여야 했던 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다. 그리고 독자들 또한 안시성 성주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나라에 평강처럼, 고구려의 어머니라 불릴 만한 정치인이 등장하길 바라며... 단절된 겨레의 현실을 극복하고 동북아시아 삼국에 평화가 깃들기를 희원하며...

책값은 각 1만4500원(온하루출판사 펴냄)

 

<작가의 글 -안시성 성주가 평강이라는 가설>

안시성 성주가 여자라는 기록은 없다. 하지만 남자라는 기록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먼저 안시성 성주가 여자라는 가설을 세워본다. 그다음 만약 성주가 여자라면 당시에 안시성 성주로 추정할 만한 사람이 있는지, 있다면 누구일지 살펴본다.

안시성 성주는 승자였다. 당태종 이세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고 심지어 대막리지 연개소문과의 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한 안시성 성주가 그 당시 기록에 전무하다니, 수상쩍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하지 않는가.

 

   
작가 홍남권

당태종이 누구인가. 불세출의 영웅으로 손꼽히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황제다. 연개소문은 영류왕의 시신을 토막 내 시궁창에 버렸다는 당대의 마초남이 아니던가. 당대의 두 영걸에게 승리를 거둔 사람을 사관이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서너 글자, 성주의 이름을 남기기에 단 한 줄이면 족할 것을.

그러하다면 안시성 성주는 당태종에게서 기록말살형을 받았을 개연성이 있다. 당태종이 군사와 정사에만 능한 인물이 아니라, 4백 년 간의 사서편찬을 주도한 위인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안시성 성주가 여자였을 수도 있겠다는 정황증거는 존재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시성 성주로 비정할 만한 여인은 있다. 평강,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그 평강이다. 평강은 고구려 권력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평원왕, 오라버니는 영양왕, 영류왕은 이복동생, 보장왕은 그녀의 조카다. 삼국사기 열전에 기록된 유일한 공주가 평강인 데는 그만한 사연이 있을 것이다.

안시성전투는 645년이었다. 이때까지 평강이 살았으면 80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100살까지 산 장수왕의 유전자를 받았을 테니, 팔십은 충분히 생존 가능한 나이이다.

고구려 태왕의 딸, 전쟁영웅 온달의 아내 평강이 안시성 성주라면 천하의 연개소문도 상대하기 버거웠겠다는 생각이 든다. 바보온달과 울보공주를 사랑하는 고구려인들이 적지 않았을 테니. 사족인 줄 알면서도 한마디 덧붙인다. 역사적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 안시성 성주가 여자였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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