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금태섭 전 대변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야당에 2등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2등이라는 현실 인식이 아니라 1등을 하기 위한 의지가 박약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2등 문화라는 것은 사실상 주도권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정당의 가치는 수권에 있는 만큼 집권 의지를 상실했다는 비탄으로 들린다.

<새정치민주연합 금태섭 전 대변인은 6일 "전체가 이기려면 개인이나 계파를 버릴 수 있어야 하는데 (야당은) 그러지 못했다"며 "야당에 들어가서 일을 해보니 '2등만 해도 된다'는 문화가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제1야당의 책무는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정권 교체를 통해) 집권하는 것인데, (새정치연합에는) 절박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선닷컴 2014년8월7일 정우상기자)

금 전 대변인은 검사 출신으로, 안철수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당시 캠프에 합류한 안대표의측근이다. 여러 곡절 끝에 민주당과 안철수진영이 합당하면서 새정치연합에 들어가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정치 새내기의 눈에는 모든 것이 생경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새정치연합의 행로를 보면 ‘없는 말은 아닌’ 것으로 비쳐진다.

새정치연합은 지금 정당의 존재감도 약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세월호 정국에서 열린 최근 재보선에서도 11대 4로 완패했다. 수권 정당으로서의 위상이나 의지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정당의 구심점도 없고, 지도부 또한 당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도 야당으로서의 다부진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제 1야당에 2등 문화가 잠복해 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크다. 2등 문화가 무엇인가? 1등을 도모할 전의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2등 문화는 다분히 현실안주 적이다. 뭔가를 해보겠다는 의지가 꺾인 상태다. 1등에 묻어가면서 적당히 현실속에서 둥지를 틀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2등 문화가 팽배한 조직에서는 긴장감이나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조직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공동선을 추구하고 실현하기 보다는 개인 실속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대의가 불분명하니 실속이라도 차리자는 심산이 싹트는 것이다. 동물원의 사자가 되는 것이다.

전북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이다. 새정치연합에 분노를 토하면서도 선거에서는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달리 방도가 없는 것도 큰 이유다. 사실상 선택권이 제한된 도민들을 믿고 도내 정치인들은 안주하고 있다. 국민과 도민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개인의 영달과 권위가 앞이다. 선거에서 당선된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다.

도내 국회의원 가운데 민주당의 공천을 받지 않고 제 힘으로 당선될 수 있는 의원이 몇이나 될까? 개인적 역량을 키우기보다는 선거에만 몰두해 있다. 지방선거에서 제식구 챙기기는 결국 자신을 위한 행위다. 지방선거 입지자들도 공천권을 따내기 위해 당에 줄을 선다. 이러니 도민이 어디 안중에 있겠는가... 그러니 한 보수논객으로부터 ‘호남에서는 공천권이 비례대표나 마찬가지여서 서너번씩 비례대표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아냥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스스로 바꾸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울 성 싶다. 2등 문화가 팽배한 조직에서 혁신을 기대할 수는 없다. 결국 새정치연합을 바꾸는 것은 유권자 몫이다. 선거에서 본때를 보여야 한다. 선거 기권으로 의사 표현을 했다고 하면 안된다. 새누리당을 찍지 못하겠다면 시민 후보라도 내서 경종을 울려야 한다. 세상이 흐트러졌을 때는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