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리 국민들의 최대 화두는 단연코 한국과 독일간 축구경기 아니었을까 싶다. 러시아 월드컵축구에서 승리 가능성이 1%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세계 최강의 독일 국가대표팀을 2:0으로 이겼으니까 말이다. 16강 진출에 실패했음에도 우리 국가대표팀은 귀국길에 국민들로부터 대대적인 환영인사까지 받았을 정도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축구에 앞서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이런저런 평가전을 가졌는데 그리 칭찬받을 성적은 보여주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첫 경기인 스웨덴과 대결에서 수비 위주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1:0으로 패배하자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었다.

  그런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멕시코, 독일과의 경기에서는 투혼을 발휘하자 국민적 응원도 다시 살아났던 것이다. 특히 독일과의 경기에서는 스무 번도 넘는 파상적인 공세를 우리 선수들이 몸으로 막아내는 혈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독일 축구팀은 우리 골문을 두드리고 두드려도 열리지 않자 선수들도 후반전에는 급격하게 지쳐갔고 그런 순간에 우리 대표팀이 두 골이나 기적적으로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최선을 다하면 1% 가능성도 기적이 돼서 돌아온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다.

  스위스 피아니스트 탈베르그는 뛰어난 소질과 엄격한 훈련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명연주자다. 그는 한창 전성기 때에도 다른 음악인들 대부분이 삼사일이면 충분했던 연습을 한달 이상 고집했던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박장우 주필 /

탈레브그는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적어도 1500번 이상 연습했는데 하루에 50번씩 연습한다 해도 한 달이 꼬박 걸렸다고 한다. 그는 연습이 부족하면 아예 출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었다.  

  탈베르그는 평소 “아무리 우수한 연주가도 연습하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이길 수 없습니다. 언젠가는 실력이 바닥나게 마련이죠. 제 연주의 비결은 재능이 아니라 끊임없는 연습의 결과입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유명 가수들 중에도 신곡을 발표할 때 1000번 이상 연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들린다. 처음에는 서툴렀던 것들도 연습을 거듭 하다보면 차차 익숙하게 되고 마침내 자기 것으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자신들이 생각했던 원래 수준을 넘어서는 단계에도 도달하는 경험을 맛보곤 한다는 것이다. 축구경기의 기적처럼 말이다.

  전통기예의 하나인 줄타기는 지금도 가끔 구경할 기회가 있다. 높다란 곳에 설치한 외줄 위에서 각종 묘기를 선보이곤 하는데 손에 부채하나 들고 있을 뿐 별다른 안전장치도 없지만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그들도 처음에는 네줄 위에서 연습을 시작하는데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게 다반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계속 연습하다 보면 세줄, 두줄 그리고 외줄에서도 줄타기를 할 수 있는 기량이 갖추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탈베르그의 ‘노력하는 사람에게 이루지 못할 일은 없는 것처럼...’

  요즘과 같은 불황기에도 장사가 잘되는 음식점들은 늘 손님들로 넘쳐난다. 전주 송천동에는 유명한 먹자골목이 있는데 열에 두집 정도는 장사가 잘되는 것 같고 열에 세집 정도는 파리를 날리는 것 같다.

  호황을 누리는 음식점들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분명 있다.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딱 한가지 바꿨더니 매출이 두세배 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리고 그들이 그런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은 그만한 노력이 있었고 말이다.  

  새롭게 창업하는 사람들 중 70-80%는 3,4년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고 한다. 전주시내 곳곳에도 그동안 해오던 장사를 접고 상가를 내놓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혹시 기본적인 경쟁력도 갖추지 못하고 섣불리 나섰다가 그렇게 된 것은 아닌지 싶다. 지금은 최소한의 +α가 필요한 때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독일 대표팀에게 비교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런데도 실제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실전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우리 축구대표팀이 국민들에게 건넨 최대의 선물은 최선을 다하면 기적 같은 일도 가능하다는 희망 바로 그것인 것이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