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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잡담 II>7. 여론조사의 허(虛)와 실(實)
강찬구 기자  |  phil6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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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8  15: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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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여론조사 결과가 천차만별입니다. 지지율이 높게 나온 후보 진영은 알리고 싶어 안달이 나고, 낮게 나온 후보 측은 해명, 혹은 반박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낮추는 가장 큰 요인은 응답률이 낮다는 점입니다. 2만명 정도를 전화해야 겨우 1천명 정도의 응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도 높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전화를 받은 사람 가운데 응답을 끝까지 마친 사람만 응답률로 잡습니다. 그래서 최근 조사에서 응답률이 15% 내외를 유지하는 겁니다.

 

   
강찬구 전북포스트 발행인

지금은 통신 환경상 전화여론조사가 쉽지 않습니다. 모르는 번호로는 전화 통화 자체가 어려우니까요. 일반전화나 모바일을 통한 조사나 마찬가지입니다. 기계음으로 시작되는 ARS(전화자동응답)는 고사하고 상담원이 전화를 한다 해도 생소한 번호는 받지 않습니다. 아는 사람의 전화만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화여론조사의 가장 큰 적은 ‘보이스 피싱’입니다. 전화를 통해 사기 당한 사람이 주변에 한두명씩은 있을 겁니다. 여론조사를 빙자한 보이스 피싱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모르는 번호가 뜨면 보이스 피싱을 먼저 생각하고, 이런 전화는 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거기에 기계음까지... 그래서 ARS 방식은 막을 내렸다고 봅니다.

모바일폰의 경우도 모르는 전화번호는 아예 받지 않기 일쑤고, 설혹 전화를 받았다 해도 끝까지 통화에 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선거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무실에서 다른 사람들은 일하는 데 여론조사 통화를 하는 것도 멋쩍을 일입니다. 사람들 만나 식사나 술자리를 하는 경우에도 모르는 전화를 받고, 여론조사에 성실하게 응한다는 것은 여간 성의를 가지지 않고는 어렵습니다. 자동차 운전 중에 통화를 하면 도로교통법 위반입니다. 통화를 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이 쉽지 않습니다.

결국 여론조사에 응하는 사람은 특정 번호를 통해 여론조사가 실시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선거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에 국한된다고 봅니다.

 

여론조사 기관에서 여론 조사를 할 때는 모집단을 세밀하게 분석해 표본 집단을 만듭니다. 표본집단이 정확해야 결과의 신뢰도가 높습니다. 지역별, 성별, 연령별 분포에 따라 비율에 맞게 표본 집단을 추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전화상으로는 조사자의 답변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조사 결과가 나온다 해도 비율이 맞지 않을 경우 가중치를 두고 다시 계산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신뢰도는 툭툭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가령 인구 비중에 따라 20대 100명을 조사해야 할 경우 바쁜 20대들을 여론조사 하기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100명을 조사해야 하는 데 10명에 그쳤을 경우 (곱하기 10)의 가중치를 두어 표 값을 계산하게 됩니다. 결과치의 편차가 큰 것은 당연합니다.

 

여론 조사는 조사 시간대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낮시간대와 밤시간대, 평일과 주말에 따라 조사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는 여론조사기관들도 ‘대목’이어서 각 조사마다 최선을 다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조사 방식과 질문 배치에 따라서도 결과는 크게 다릅니다. 어느 후보를 앞에 두느냐에 따라, 어떤 후보와 대결 구도를 제시하는가에 따라 답변은 달라집니다. 후보에게 수식어가 붙을 경우 더욱 달라집니다. 대체적으로 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직이나 공직자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론조사의 ‘허’와 ‘실’을 말할 때 전범으로 꼽히는 연구 사례가 있습니다. 오래전 사례이긴 하지만 여론조사의 ‘허(虛)’를 얘기할 때 종종 인용되는 내용입니다.

미국시민을 대상으로 한 ‘미국에 소련기자가 상주하면서 자유롭게 취재하고 기사화 하도록 한다.’는 질문입니다. 먼저 이 질문을 단일항목으로 놓고 조사했을 때 38%가 긍정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 질문 앞에 ‘소련에 미국 기자가 상주하면서 자유롭게 취재하고 기사화 한다.’는 질문을 배치했을 때는 73%가 긍정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같은 질문에 대해 판이하게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국 여론조사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게 돼 있습니다. 미국 기자를 소련에 상주하게 한다는 의식이 전제됐기 때문에 소련 기자의 미국 상주에 대해 관대했던 것입니다.

 

이같은 조사 왜곡은 행정 기관 등에서 사업 명분을 찾을 때 주로 이용하는 기법입니다. 지자체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의 당위성을 만들 때, 그 전에 긍정적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먼저 던지는 겁니다. 단일 질문을 제시했을 때보다 지지도가 당연히 높게 나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조사자들의 의식 흐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여론조사를 어떻게 설계하는가에 따라 원하는 결과를 유도해낼 수 있습니다. 선거 여론조사에서도 의도적으로 결과를 왜곡하고자 한다면 거기에 맞게 설계를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의미 없는 여론조사에 후보 진영은 왜 목을 매는 것일까요...? 이런 엉터리 여론조사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면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게 그렇게 만만히 볼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선거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는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도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는 겁니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얘기하는 ‘밴드웨건 효과’와 ‘침묵 나선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밴드 웨건 효과’와 ‘침묵 나선 이론’에 대해서는 다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강찬구 기자

 

   

부산 강서구 선거관리위원회가 18일 오후 대저생태공원 유채꽃밭에서 '아름다운 선거 캠페인'을 하고 있다.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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