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발생 당일, 그의 측근 실세 최순실과 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자 국민들은 두 번 놀랐던 것 같다.

하나는 최순실이라는 존재를 감추려고 그동안 그토록 거짓말을 많이 했는가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숨겨진 진실이 이영선 전행정관의 작은 행적에서 밝혀졌다는 점인 것 같다.

그리고 정봉주 전의원의 성추행 의혹사건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당일, 박근혜 전대통령의 7시간은 지난 4년동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박 전대통령이 그동안 사저에서 정상 근무했다고 수차례 변명했음에도 시중에서는 굿판이 벌어졌다느니 누구와 연애를 했다느니 하고 수많은 루머가 나돌았다. 시간 구성상 딱 떨어지는 명확한 해명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문의 일부가 이번 검찰조사에서 밝혀진 것인데 오후 2시부터 중앙재해대책본부 방문 전까지 최순실이 청와대를 방문,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등 최측근 비서관 3인방과 함께 회의를 가졌다는 것이고 중대본 방문도 결정했다는 것 아닌가 말이다.

이런 사실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게 된 것은 최순실을 청와대로 실어 나른 이영선 전행정관의 차량이 남산터널을 통과한 기록과 최순실 집 근처 김밥집에서 사용한 카드내역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한다.

지난 보름동안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정봉주 전의원의 성추행 의혹사건도 피해자가 사건이 발생했던 2011년 12월23일,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 있었다는 SNS 기록을 제시하면서 끝났다.

피해자가 사건 당시, 셀카로 찍어 SNS에 올린 사진 자료를 찾아내 공개한 것인데 정 전의원은 곧바로 호텔 방문 사실을 인정하면서 서울시장 출마포기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는 전국적인 단위의 금융 전산망이나 인터넷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IT 강국이라 하니 필요한 기록이나 영상물도 얼마든지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대형마트 등 유통시설에도 고객들의 안전 등을 위해 CCTV가 설치 운영되고 있는데 한 달이면 몇 건씩 경찰 등에서 열람을 요청하기도 한다. 범죄 용의자 등이 카드 사용으로 남긴 흔적을 찾기 위해서다.

이 같은 CCTV는 차량 통제 등을 위해 도로 곳곳에 설치, 운영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 보호구역은 물론 쓰레기 투기지역 등에도 설치, CCTV 천국이라 불릴 정도다.

만약 이들 금융 전산망이나 인터넷 시스템 그리고 CCTV 자료들이 유출되거나 오남용 될 경우 각종 범죄행위를 유용하게 밝혀내는 것 못지않은 폐해가 초래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 최근 텔레비전 촬영장비로 각광 받고 있는 드론이 지방선거에 출마한 상대후보를 감시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소식도 없지 않았었다.

국민들의 비밀스런 사생활 정보를 노리는 사람들도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을 듯싶다. 전문적으로 채무 추심에 나서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비밀을 캐내려는 일명 흥신소 같은 곳도 개인 정보는 곧 돈이나 다름없을 것 같으니까 말이다.

특히 국가 차원의 정보기관들이 특정인을 감시하기 위해 전산시스템이나 인터넷 자료 등을 들여다보기로 한다면 그 폐해는 정말 심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전 정권의 국정원에서 4대강에 반대했던 민간단체 등에 대한 사찰을 벌였다는 뉴스도 끊이지 않고 전해지는 요즘이다. 그리고 현 정권 국정원도 국내 정보수집 기능을 없앴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100% 믿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경찰 등 다른 정보수집 기관들도 있으니까.

국민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전산 시스템과 인터넷 시설 확충, 그리고 영상시설 확대는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그만큼 높일 수 있다는 반증도 되지 않을까 싶다.

최근 들어 세계적 수준의 기업이나 단체 등에서도 개인 신상정보가 종종 유출되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들 사생활과 관련된 이들 자료들이 과연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없지 않은 것이다.

국민 사생활 보호를 위한 대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