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정도 천 년을 맞아 중흥(르네상스Renaissance)하자고 했다. 프랑스어 글자 그대로 ‘re(되돌아)'와 탄생인 ‘naissance’가 합하여 '다시 탄생한다.'는 ‘Renaissance’이다.

미래를 지향하되 갈 수 없는 미래에서 새 것의 탄생을 구할 수 없다. 하여 유럽에서는 그리스와 로마로 돌아가 재탄생하자고 했다. 신들의 제국에서 옛으로 돌아가 인간을 부활하고자 했다. 오늘의 현실에서 옛을 살펴 미래로 가자는 것이다. 르네상스는 고금합작(古今合作)의 정신이다. 

단테의 신곡 첫머리가 그 정신을 보여준다. 단테(1265~1321년)의 나이 35세 도시 국가 피렌체 장관이었다. 유럽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발언이었다. 

상전벽해가 된, 아니 벽해상전이 된 새만금 잼버리 개최 부지 / 뉴스1

“내 인생 최고의 전성기에 문득 길을 잃고 뒤를 돌아다보니 어두운 숲 속에서 길을 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아, 그토록 음산하고 울창하며 험한 그 숲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으리. 생각만 해도 두렵고 죽음 못지않게 괴롭지만, 거기서 찾아낸 행복을 알리기 위해 익히 보아 둔 다른 것들을 이야기하리라......네가 이 숲에서 벗어나자 한다면 다른 길로 가야 한다.”

단테의 신곡처럼 과연 우리가 그렇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과 민주화를 이루었어도 마음은 단테의 신곡 지옥 1곡과 같다. 

촛불로 권력을 사유화한 세력을 징치했다고는 하나 왠지 허전하다. 헬조선이라는 신음은 여전하다. 촛불로 뿌듯한 마음 한편으로 어디인가 허전하다. 저성장 시대이다. 민주는 이루었다고는 하나 냉전의 잔재는 여전하다. 나라의 반쪽은 핵무력으로 경제력의 비대칭을 상쇄하려 한다. 통일을 원하나 ‘같은 민족이다.’는 마음으로는 너무 헐겁다. 백두혈통족의 나라가 만들어지고 있다. 기이한 나라이다. 남북의 분단에 동서도 정치로 분단되어 있다. 도시와 농촌도, 정규직과 비정규직도 분단되어 있다. 

유러피언 드림의 북유럽 사민주의를 기웃거리기도 하지만 식민지에서 가져온 부로 이루어졌다는 말을 들으면 과연 우리 사회에서 그게 가능할까...? 싶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그를 유지할 문명의 정신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 합의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아시아와 유럽의 변화가 민족주의로는 해명되지도 않는다. 역사상의 사회주의도 한물이 갔다. 

북극, 남극뿐 아니라 네팔의 히말라야가 녹아 방글라데시가 잠긴다고도 한다. 지구가 자기 자정을 시작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대승을 했다. 아랍(중동은 유럽의 지정학이다.)에서는 오스만제국과 칼리프의 부활을 외치는 IS국가가 이슬람 문명의 르네상스를 주창한다. 혹자는 실체로서의 IS국가가 서방에 의해 무너져도 IS의 주장은 이슬람을 자각시켜 격동시킬 것이라고 한다. 

지난 2016년 겨울 촛불혁명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촛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G2의 중국이 일대일로를 외치나 그것이 아시아의 패도일지 왕도일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러시아는 아시아와 유럽을 산술한 것이 아닌 새로운 제국의 원리로서 유라시아주의를 외치고 있다. 신자유주의 네트워크가 인민을 수탈하던 것에서 질적으로 다른 세계화의 기반으로 전환하는 추이도 보인다.

근대의 민족주의로 해석할 수 없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벌어진다. 서방에 의해 30여개 나라로 분할된 이슬람이 각 개별 국가를 존치하더라도 이슬람 제국의 원리로 움직이려 한다. EU의 아시아판이다. 이미 아세안이 그렇게 가고 있다.

신중화주의 역시 마찬가지이다. 민족주의로 보면 중국의 50여 민족은 각기 독립 국민국가로 나가야 한다. 그럴 기미는 전혀 없다. 내 나라에서는 남북 분단으로 민족주의를 말하지만 그 생각을 중국에 적응하지는 않는다.  

아시아의 근대 100년은 춘추 전국 시대였다. 전쟁이 하루도 멈추지 않았다. 혁명, 쿠데타, 동방제국 붕괴, 사회주의 혁명과 좌절이 생주이멸(生住異滅)했다. 과연 전국 시대답게 문(文)의 시대가 아니고 무(武)의 시대였다. 군인, 총을 든 혁명가들이 난세에 국가를 경영했다. 민주화가 아시아에 번졌다.

민주화의 역설이 일어났다. 소비에트가 무너졌다. 동구사회주의는 EU에 포박되었다. 민주화된 이슬람은 칼리프를 소환하며 오스만제국(1299~1922)으로 회귀한다. 인도는 힌두국가를 열망한다. 아세안이 새길을 걸어 아시아의 EU를 만들었다. 새로운 제국의 원리가 꿈틀댄다. 수탈의 제국주의가 아닌 국가 밖의 국가가 움직인다.

아시아가 근대 이전에 달성했던 동방의 세계화로 회통하는 징조가 여실하다. 아시아는 이미 몽골제국 때부터 세계화를 달성했다. 초원길, 누들로드, 차마고도, 실크로드는 아시아의 공공재였고 세계화의 상징이었다. 이 큰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고 내 나라에서는 보수니 진보니 좌우니 한다.

근대 백년의 가치 자유, 민주, 평등, 사회주의를 새롭게 중흥하여 근대 이후의 문법을 말해야 하는데 여전히 근대로서 근대를 지속하고자 한다. 5,000년 역사에서 100년은 찰나이다. 100년으로서 5,000년을 말할 수 없다. 찰나의 빛으로 미래로 가자고 한다. 병증이다. 새것은 과거에서 나온다. 그래서 역사를 배운다. 

허나 오늘이 오늘 자체로서 더 진화할 것이라는 믿음에서는 르네상스가 필요하지 않겠다. 근대에서 병증을 느끼고, 병증이 주사나 침 한방으로 치유될 수 없다고 믿는 이들만이 르네상스를 원할 것이다. 근대의 제도와 정신을 그대로 두고 4차산업혁명으로 세계가 더 진화할 수 있다고 믿으면 고금합작은 당치도 않다.

좌나 우나 생산력 진화의 정신이다. 물질의 개벽과 성장이 복된 내일을 주리라 믿는다. 지금 이 자리에서 자신이 믿는 진보나 보수의 가치가 충분히 더 진화할 것이라는 믿는 이들은 여전히 현재의 정신에서 진화를 찾을 것이다. 하기는 그게 진정한 보수이다.  

용산 전쟁기념관에 모형으로 전시한 베트남 전쟁.

'좌 대 우'와 '진보 대 보수'의 구도 자체가 생산력 성장의 프레임 속에서 가동된다. 속도는 좌고우면하겠지만 어쨌든 오늘은 어제보다 낫고 내일은 오늘보다 낫다고 믿는다. 역사발전의 신화이다.

그런데 문명의 가치 속에서 보면 노동하는 두레가 살아 있어 옆집에서 아기를 같이 키우던 마을 복지 시대가 있었다. 머슴으로 부렸을망정 초가삼간이라도 울력으로 지어 줬다. 얼굴도 모르는 고시 출신의 판관에게 마을의 죄 지은 자를 맡기지 않았다. 마을의 향약으로 덕석말이 등으로 징치했다.

죄인의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들이 하는 마을 재판이 오늘의 법원보다 미개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는가? 공동체의 향약이 마을의 헌법이었다. 그 시대가 더 나은 오래된 미래일 수도 있다. 하여 어제가 더 진보일 수 있다. 어제의 진보는 오늘 소멸하는 것보다도 정체하는 것이 좋다. 법고창신하면 더 좋겠다.     

그런데 이 역사발전의 계기가 유럽에서처럼 르네상스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늘 잊는다. 하여 좌로는 마르크스를, 우로는 신자유주의자 하이에크를 더 더욱 신봉한다.

고금합작이 오늘을 버리는 게 아니다. 오늘과 옛을 다시 변증하자는 것이다. 오늘을 더 깊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허나 오늘만 깊게 하지, 옛을 깊게 하여 오늘로 호출하지 않는다. 그 또한 병통이다. 최후의 만찬은 이루어졌다. 앞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 역사의 진화가 재탄생을 필요로 함을 잊는다.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도 당대의 병증에서 당대의 철학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문화가 고금합작하여 탄생했음을 잊는다. 역사상 존재했던 사회주의의 좌절을 보면서 그 근본을 다시 살피지 않고 사회주의 정치 전략의 실패 정도로 바라본다. 보다 깊게 보다 넓게 회의하고 살펴야 하지 않는가? 

1987년 이후의 내 나라를 되돌아본다. 전라도는 산업화에서 제일 늦었다. 정치로는 좌측에 서 있다. 서울 제국은 산업화의 우등생이고 좌와 우를 왔다 갔다 한다. 여기서 좌와 우는 지금의 정치지형을 말한다. 좌가 사회주의가 아니라는 뜻이다. 산업화에 늦었기에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산업화 우선 세력에 표를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광주항쟁을 말하지만 79년의 부마항쟁을 광주처럼 진압했다면 부마가 좌가 되지 않았을까? 그리 보면 전라도와 경상도의 분단은 민주화의 한 세력이었던 김영삼의 3당합당, 즉 민자당으로부터 그 기점을 보아야 하지 않을까?

1990년 1월 22일 민정당의 노태우 대통령, 통일민주당의 김영삼 총재, 신민주공화당의 김종필 총재가 3당 합당을 선언함으로써 민주자유당 즉 민자당이 탄생했다. 공교롭게도 이때는 소련과 동구가 체제 전환을 하던 때이다.

3당 합당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된 김영삼.

세계사의 우연의 일치인가? 역사는 우연을 통해서 필연을 관철한다고 한다면 단지 우연일 뿐이라고도 할 수 없다. 3당 합당과 외환위기로 IMF체제를 불러들인 오명에도 불구하고 김영삼의 북방개척, 금융실명제, 5공 청산 등은 무시할 수 없다.

당시에 김대중이 당선되었다면 취약한 지지 기반에서 산업화 세력의 반발을 무릅쓰고 금융실명제, 북방개척, 5공 청산 등을 해냈을까? 단언할 수 없다. 아마도 빨갱이 마녀사냥의 광풍이 불었을 수도 있겠다.

오늘날 우파들이 더 수구화 되는 것은 10년의 민주정부가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동참하여 산업화 세력이라는 보수의 가치를 흡수해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여 더 더욱 종북 같은 냉전형 사고에 집착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즉 우파 세력은 여전히 박정희 신화의 미망에 사로잡혀 있다. 가족, 민족, 성장은 전통적으로 우파의 것인데 혹독한 반공으로 무장된 우파들이 민족과 성장도 좌파가 흡수해서 갈 곳이 없어진 것이다. 범 민주세력이 우파화되어 우파의 착종지를 점령한 것이다.

이는 역으로 범민주세력의 보수화를 반증한다. 정치의 민주화나 언론 자유 등도 전통적으로 우파의 가치이다. 그것이 유독 한국에서 진보라 불리는 것은 박정희와 전두환에 걸친 이른바 개발독재로 인한 상대적인 것이다. 하여 정명(正明)이 중요하다. 

한국에서의 범민주 세력은 보수의 가치를 가진 혼종들이다. 그렇다고 사회주의적 지향을 가진 이들을 진보라고 보지도 않는다. 시대의 혼돈 속에서 보수와 진보를 나눌 기준이 사라졌다. 그런 구분이 굳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당대의 정치 지형에서 좌와 우가 있을 뿐이다. 
      
2016~17년의 촛불항쟁에 참여한 이들의 의식을 모두가 같은 민주라 볼 수 있을까? 아니다. 이른바 진보의 입맛대로 평가할 수 없다. 촛불을 들었으되 보수를 버린 게 아니다. 민주를 원했으되 반공과 성장 우선을 버린 게 아니다. 촛불이 상상의 공동체 민족에 기반한 국민국가를 넘는 사고를 한 것도 아니다. 그런 정치인도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없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표출한 것도 아니다. 신자유주의의 세계화 체제를 거부한 운동도 아니다. 

촛불은 87년 체제, 즉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지속적 추구였다. 촛불은 전통적 보수의 가치이다. 새 시대의 봉화가 아니다. 강단, 재야, 정치 어디에서고 추상의 사상이 아닌 경세제민의 실학으로서의 촛불을 봉화로 이끌어갈 정신 지평을 확인할 수 없다.

현실이 원하는 것은 민주 속의 성장이다. 이야말로 진정한 보수의 가치이다. 그렇지 않다면 일자리와 비정규직이 도농격차가 저성장 속에서도 해결 가능하다는 담론이 나와야 한다. 가진 자의 것을 나누자는 말 이외에는 별 대안도 없다. 
 

나 사는 전라도로 돌아온다. 지금 호남은 빼앗긴 남의 땅, 호남민은 자기 나라의 난민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민주화의 성지 호남은 정치인들의 수사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전체가 민주화의 성지이지 유독 호남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런 수사도 이제 지겹다. 민주 이후의 민주를 말해야 큰 정치이지 등골 빼먹는 정치를 한다.  

서울은 제국이다. 서울 제국 일극체제가 대한민국을 관철한다. 정여립 때 호남 선비 천여 명이 몰살당했다. 1894년 동학 때 호남 민중이 몰살되었다. 유신 이래로 분연히 맞선 호남파가 있었다. 허나 호남파 김대중의 호남은 서울로 포섭되고 나가 IMF제국을 불러들였다. ‘예비군 폐지’, ‘노사 공동 위원회’, ‘농업 개혁’, ‘동서 균형 발전’ 같은 청년 김대중의 포부는 굴절되었다.

중국 황사와 미세먼지로 답답한 우리 지역 서해안

신자유주의 97년 체제가 노동자와 농민을 질식시키고 청년을 배회하게 했다. 호남정치는 KTX를 균형의 기회로 삼지 못 했다. 도리어 서울이 호남을 포섭하도록 따라잡기 구호만 외쳤다. 하여 호남민들은 그 박탈감을 전북현대 축구와 기아타이거즈 야구에 투영한다. 우스개로 전북이 잘하는 것은 축구 밖에 없다는 자조도 있다. 경제성장률은 늘 최하위이다.

비 내리는 호남선과 목포의 눈물이 내면화되었다. 지금의 호남정치는 서울제국의 식민정치이다. 호남정치에 사망선고를 내린다. 호남민은 자기 땅에서 유배된 난민이다. 이 서울 제국 체제를 넘는 다극화 체제로 나가야겠다. 지난 시대는 한미일 동맹으로 동진하여 태평양으로 진격했다. 울산이 기지가 되고 거제가 초소였고 부산이 배후지였다. 경부선은 태평양으로 가는 활로였다. 

'죽의 장막' 중국뿐 아니라 '철의 장막' 소련도 장막을 벗었던 시대였다. 하니 돌아 돌아 서진하여 서해를 넘어 대륙으로 진격해야 했다. 그래야 호남이 살았다. 태평양 진격으로 경상도가 살았다면, 이제 서진하여 유라시아대륙으로 진격해야 호남이 산다.

서해고속철도가 인천에서 목포까지 신설되어야 한다. 호남이 서울과 인천의 앞마당이 될지 서울과 인천이 호남의 앞마당이 될지는 양날의 검이다. 하여 호남이 그 대의명분을 펼쳐서 내 나라의 보편성을 획득하고 유라시아로 가야 한다.

그러지 못했다. 지난 민주정부 십 년의 탄식이다. 민주정부 십 년은 새 시대의 십 년이 아닌 지난 시대의 구원투수였다. 작금의 호남정치는 구원투구에서 더 나가지 못했다. 이제 호남정치는 시대의 적폐가 되었다.

지난 시기에 가장 늦은 자가 먼저 될 수 있다. 하여 서울이나 울산 따라잡기 전략을 호남은 버려야 한다. 호남이 서울의 복제가 아니라 서울과 달라야겠다. 무릇 종의 다양성과 변이가 진화의 원동력이다.

가족, 공동체, 대동 등 어제의 아름다운 가치로 개인의 이기적 다수결로 좁혀든 근대 민주에 오래된 평민 중심의 민본을 더한 내일의 진보를 만난다. 고금을 합작한다. 질곡의 분단과 노동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근대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지양한 새로운 사회 대안을 지향한다. 좌우를 합작한다. 자치와 자강의 다양한 공동체 출현과 협력적 경쟁이 약육강식의 경쟁보다도 우월함을 믿는다. 지구 약탈적 개발을 반전해야 한다. 지난 시대의 약자인 여성과 노인 등 약자의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

유라시아 대륙으로 가는 포부를 심어야겠다. 중국의 일대일로가 아시아의 패도가 되지 않도록 한국이 굴기해야 한다. 중국이 일대일로로 이슬람 경제의 서역으로 서진한다. 서진이 바쁜데 아시아 정세에 어둔 호남의 청맹과니 정치인들이 "새만금한중경협" 같은 허황된 그림을 그린다.

중국의 일대일로는 서진과 남진이 핵심이지 동진이 아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이 그렇게 만들었다. 사드가 그나마 남은 중국의 동진을 봉쇄했다. 중국이 G2 강대국이 된 것이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생산이 우리의 경제 모습을 바꿈이 문제이다. 중국 소비재 없이는 하루살기가 어렵다.

지역에 동서고금합작의 유라시아학을 두어 정보를 생산해야 한다. 지속적인 명분 생산의 항산(恒産)이 있어야 변하지 않는 항심(恒心)이 된다. 이제 바꿔야겠다. 호남이 새로이 일어서야겠다. 아시아의 공공재 천하대동을 호남식으로 생각하고 지역의 모범을 만들고 아시아의 보편성을 획득해야겠다.

적폐가 된 호남정치를 밑바닥에서부터 르네상스해야 한다. 호남파가 새로이 서울제국에 맞선 다극 체제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복제가 아닌 다름으로 너도 살고 나도 살아야 하는 새로운 대동의 지역주의로 지역감정을 제압해야 한다.

필자인 강주영 전북포스트 편집위원

한국은 동방의 회귀라는 아시아의 대운수에 합류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좁다. 민주 대 독재로만 세상을 본 탓이다. 아시아의 장강에 홍수가 나거나 말거나 누구를 잡네 마네 SNS가 들끓는다. 잡을 사람 잡아야겠지만 큰 흐름에 눈을 감으니 문제이다. 그러니 통치자와 정치인은 얼마나 편한가?

SNS가 잡네, 마네로 들끓는 동안 정치인들은 자기 잇속을 다 챙긴다. 평창과 잡네, 마네로 시간을 보내면 개헌도 지방선거도 코앞이다. 주권자는 굿도 제대로 못 보고, 떡도 못 먹게 된다. 그게 우리 민주주의의 수준이다.

머뭇거리면 때가 이르러 후회해도 늦으리라. 자각하고 자강하는 전라도가 되자. / 강주영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