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여간 지속된 한국과 중국간 사드갈등이 봉합되면서 전북도의 한중교류도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 관광객의 전북 방문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농산물 수출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지난달 31일, 한국과 중국은 “한 중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번 한중 사드갈등 합의를 접하는 정치권과 언론 보도를 보면 ‘굴종외교’니 ‘우리가 손해 보는 합의’니 하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중국 매체들도 “한국 측이 적극적으로 나와 자기들이 선심을 썼다”는 식의 논평도 마다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 중국보다 우리 측이 더 아쉽고 다급한 입장에서 맺어진 합의 같다는 느낌을 덜 수 없게 하기에 충분한 것 같았다. 물론 사드갈등으로 우리의 경제적 손실과 문화교류 피해도 적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고 말이다.

전북도와 중국의 강소성이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한지 23년여가 된다. 한중 수교가 25주년이라고 하니 수교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북도와 강소성도 교류 물꼬를 튼 것이다. 그 당시 강소성 고위직 인사들이 전북 기업체들의 투자유치를 위해 자주 전북을 찾기도 했었다.

당시 알려진 바로는 중국 강소성 인구가 4500만명이라고 했는데 남한 인구하고 맞먹는 숫자였었다. 전북의 인구는 200만명도 안됐고 말이다. 어찌 보면 어울리지 않는 자매결연 같기도 했었다.

그런데 당시 강소성 고위 인사들은 정말 공손한 모습으로 비쳤었다. 자신들의 지역으로 한 푼이라도 더 끌어가기 위해 열심히 도내 기업체들을 찾아다녔었다. 그때에는 중국 정부도 외국의 투자유치에 발 벗고 나섰을 때였다.

그랬던 한중 관계가 지금은 완전히 역전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인 것이다. 물론 중국은 경제적으로도 세계 2위 나라가 됐다. 일부 업종에서는 우리나라를 앞선 분야도 적지 않다.

중국의 미래는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명한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는 “중국은 완전히 새로운 사회, 새로운 경제체제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 근대 이후 중화민족의 가장 위대한 꿈”이라고 말한다.

한국과 일본 관계도 재미있는 구석이 있다. 지난 60, 7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일본을 아주 우습게 알았다. 해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선지 말끝마다 ‘일본 ×’하고 얕잡아봤다. 그리고 1990년대 이전에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군사력 면에서도 정말 약한 줄 알았다.

김영삼 대통령 재임 시절, 일본의 막말 때문이었는지 우리 공군이 독도를 위력 비행한 적이 있었고 김영삼 대통령도 “이참에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호언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와 함께 일본의 군사력에 대한 정확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우리는 극도로 경계하는 형편이 됐다. 일본 정치인들이 신사 참배만 해도 강하게 항의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이다.

우리나라에 있어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 같다. 이웃에 있는 믿을 만한 나라인 듯 하면서도 무언가 방심하면 안 되는 나라로서 말이다.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와 정치제도 차이 때문에 오랫동안 경계 해왔던 나라다. 그러나 경제나 문화적으로는 멀리하기 어려운 나라인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이번 사드갈등이 그걸 확실하게 증명해준 것 같고 말이다.

지난주 전주 한옥마을에서 모임이 있어 자전거로 전주천 억새를 감상하며 한옥마을로 간적이 있었는데 천변 산책길에서 중국 여성 관광객들의 목소리를 만났었다. 1년 전만 해도 대형마트에서도 자주 듣던 목소리였다. 최근 들어 중국 관광객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비, 미국과의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우리에게는 교훈 아닐까 싶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