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사건이 세상이 드러난 지 1년이 넘었지만 그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친박단체 등의 ‘박근혜 무죄석방’을 요구하는 집회가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구속이 연장된 박근혜 전대통령은 ‘정치보복’이라며 정치투쟁을 선언, 당분간 혼돈상태가 지속될 것 같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사건에 있어 결정타를 역할을 한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에 대한 조작설이 이번 국정감사장에서도 이어졌다. JTBC 기자들과 검찰이 더불루K 사무실에 있던 태블릿PC를 무단으로 가져다가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검찰과 JTBC 측에서는 이에 대한 반박을 해왔으나 친박 측에서는 계속 이의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최순실 태블릿PC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사건을 촉발한 마중물로서 의미를 가질 뿐이고 지금 밝혀지고 있는 진상은 태블릿PC로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한다. 그런데도 친박 측은 태블릿PC만 흠집 낼 수 있다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

교도소 수감생활을 하면서 정치투쟁을 선언한 박근혜 전대통령의 의중도 비슷한 것 같다. 박 전대통령은 검찰의 추가구속에 항의하는 발언을 통해 “최순실에게 속았다. 자신은 전혀 죄가 없다”는 주장을 했다. 1년전 대통령으로 있을 때 했던 대국민 성명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전대통령의 대국민 성명 발표 당시, 정의당 노회찬의원은 “대기업들로부터 강제 모금을 했다면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라고 주장했는데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정말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국민들은 떨치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한편 박근혜 전대통령은 지난 3월,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주변 사람들에게 구속될 것을 예상한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자신이 한 일을 분명하게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6개월이 다돼가는 데도 보수단체 또는 보수진영에서는 지나치다고 생각될 정도로 저항하는 몸짓도 없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정미홍 전 아나운서 등 일부 보수진영 인사들의 언행을 보면 문재인 정권의 모든 것이 정말 싫은 것 같아 보인다.

물론 지난 보수정권 하에서 진보진영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을 것 아닐까 싶다. 사사건건 무조건 시비를 걸고 말이다. 지금의 자유한국당 행태도 과거 민주당 그대로 따라하기 라는 것이고 말이다.

자유한국당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을 방송장악 시도라고 규정하고 반발하고 있는데 진보정권에서 보수정권으로 교체된 2008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었다. 당시에는 보수정권 측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던 진보진영 이사들을 쳐내고 자신들의 사람들로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하면서다.

정권 교체기마다 정치권의 진통이 계속되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헌법재판소장 임기 문제도 그렇고 정부 산하단체 기관장 물갈이도 입줄에 오르내린다. MBC와 KBS 사장이나 이사 교체도 그중 하나이고 말이다. 정권이 교체되면 어떤 트집을 잡아서라도 자기 사람으로 바꾸려고 했었으니까.

그리고 이런 정치적 진통을 촉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법적 규정 미비 때문이라 한다. 여야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두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고자 했던 전략에서 말이다.

우리 민족만큼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화가 끊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 한다. 없는 시빗거리도 만들어서 싸우는 민족인데 정치권의 코앞 논쟁거리는 오죽할까 싶기도 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필수요소다. 그러나 서로 싸우는 시간을 되도록 짧게 할 필요가 있다. 그리해야 후유증도 최소화하고 국민들도 편해질 수 있다.

그리고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작은 이익보다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대의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촛불집회 1주년을 맞아 곳곳에서 이런저런 불만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아 걱정도 없지 않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