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전북 도내 곳곳에서 음식축제가 열리고 있다. 동시 다발적으로 열리는 지역축제이다 보니 관광객 유치 홍보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

제 15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19일부터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다. 모두 20개 국가에서 35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된장, 간장에서부터 치즈, 라즈베리 식초 등 다양한 식품이 선보였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2017 전주비빔밥축제도 26일부터 한국전통문화의전당 일원에서 열린다. 예년보다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이 늘어난 것이 특색이라 한다.

제 12회 순창장류축제도 20일부터 순창고추장민속마을에서 열렸다. 그리고 2017년 진안홍삼축제도 19일부터 진안마이산 북부마이돈테마파크에서 열렸다.

수확의 계절에 열리는 가을철 축제답게 전국 곳곳에서 먹거리 중심의 음식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지역축제들은 전국에서 찾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곤 한다.

10월초, 경북 영덕 대게축제에 다녀왔다는 지인은 도내 축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관을 체험했다고 전한다. 행사장마다 엄청난 관광객들로 붐비곤 했는데 영업적으로도 상당한 수익을 기록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였다고 한다.

2005년부터 정읍 산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구절초 축제에도 추석 연휴기간, 한꺼번에 몰려든 차량들로 교통흐름이 마비됐다는 전언이다. 행사장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꼼짝 달싹 못할 정도여서 중간에서 차를 돌려 되돌아간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는 소식이다.

고창 공음에서 열리고 있는 청보리밭 축제는 이제 연중행사로 확대된 느낌이다. 공영방송 노조파업으로 고창공음 학원농장의 경관농업 이야기가 최근에만 몇 번이나 방송을 탔다. 봄철 청보리밭 축제로 시작해서 해바라기 축제, 메밀꽃 축제로 이어지는 사연이었다.

농사 자체가 볼거리를 제공해서 무료입장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이들을 상대로 특산품, 음식 등을 판매, 수익을 올리는 시스템인 것이다. 물론 수확되는 보리는 음료수 생산업체에 판매되고 있다는데 그 량이 엄청난 것으로 전해졌다.

도내에서 전개되는 지역축제의 특징 중 하나는 가수를 비롯한 연예인이 초청되는 행사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연예인 초청행사가 없다면 과연 축제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었을까 생각될 정도인 축제도 없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연예인을 위한 축제가 된 듯싶고 말이다.

연예인 초청행사는 축제에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방편인 듯 싶다. 축제를 벌여 놓았는데 찾는 사람들이 없다면 그만큼 의미가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연예인 초청행사가 그리 많지 않았었다.

지역축제에 연예인 초청행사가 많아진 것은 지방 방송사들의 역할도 한 몫 했을 듯 싶다. 연예인 섭외능력을 바탕으로 지역축제와 연결해주고 광고 등 수익을 얻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지자체의 지원 끌어내는 것도 훨씬 수월했을 것도 같다.

물론 지방자치단체장도 싫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축제하면 제일 생색내기 쉬운 사람이 단체장이다. 많은 사람 모아 놓고 공짜 노래 선물하고 얼굴 도장까지 찍으면 선거운동으로는 그만한 것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네잔치로 전락한 부실한 지역축제를 구조조정하자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문화적 성격이 강한 축제일수록 관광객들 모으기가 더욱 어려운 것 아닐까 싶다. 연예인 초청행사가 더욱 불가피하게 됐을 것이고 말이다.

주로 봄철에 열리는 대학축제에도 연예인 초청행사가 있다고 한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연예인 초청 비용이 절대적이라고 해서 비난을 사기도 한다.

지역축제의 경우도 연예인 초청 부담이 엄청 크지 않을까 싶다.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물론 연예인 초청행사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농사짓느라 고생한 지역주민들에게 연예인을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을 듯싶으니까.

다만 부실축제, 그것도 단체장 좋으라고 연예인까지 동원해서 억지로 꾸려가는 지역축제는 재검토돼야 하지 않나 하는 것이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