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다녀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민원중 하나는 태양광발전소다. 지역주민들이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오는 것을 집단적으로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려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태양광발전소를 반대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첫째는 햇빛을 모으는 태양전지판에 햇빛이 반사돼 주변 농작물에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기피시설이 들어옴으로써 땅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인 것 같다. 아마 두 번째가 더 큰 이유 아닐까 싶다.

박장우 전북포스트 주필

요즘 농어촌에서는 크고 작은 태양광발전소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야산은 물론 논밭에도 설치돼 있다.

몇 백평 정도 되는 작은 규모에서부터 몇 만평되는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무차별적 난립으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리고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돕는 업체와 정부지원을 안내하는 문구도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 농협을 통한 정부자금 대출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을 선언하면서 친환경에너지 생산시설인 태양광발전소는 더욱 관심을 끌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농어촌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붐도 다시 일지 않을까 싶고 말이다.

물론 새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아직 확실한 모습을 갖추진 못한 것 같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사업도 공론화과정에 들어갔는데 공사 중단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은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에 대한 반발이 아주 거세다. 다시 보수정권이 들어설 경우 탈원전 정책은 원점으로 돌아갈 공산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전주시내 한 유통업체에서는 7-8년 전에 건물 옥상에 태양광발전시설을 했다. 이명박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따라 설치한 것이다. 해당 업체는 태양광발전이 전기요금 절감에도 상당히 기여하는 것으로 자랑했었다.

그런데 그동안 태풍 등으로 태양광 발전시설 곳곳이 고장 난 상태인데도 유통업체 측에서는 고치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아마 수리비용이 태양광발전 시설 가동으로 얻게 되는 수익보다 더 많이 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통신업체를 정년퇴직한 한 친구는 진안백운에 태양광발전소를 갖고 있다. 노후대책으로 은행에서 2억을 대출받아 만든 것이라고 했다. 투자금 대비 연간 7-8%의 수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었다.

문제는 최근 몇 년 새 세계적으로 원유 값이 하락하면서 우리나라 발전단가도 낮아져 태양광발전소 전기단가도 내려갔다고 한다. 처음에는 수입이 괜찮았는데 지금은 별로 남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 기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태양광발전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들은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새정부에서 태양광발전소는 기대치가 높은 사업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20여년전 김영삼 정부시절, 농어촌 대형 유리온실은 권장사업 중 하나였다. 당시 10억 이상 투자해야 대형 유리온실을 설치할 수 있었다. 정부나 농협은 농어촌도 규모의 경영을 도입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농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그런데 IMF 사태를 맞아 대형 유리온실에서 생산했던 고급 화훼류가 불경기의 직격탄을 맞았고 농가들은 막대한 빚더미에 빠져들고 말았다. 당시 농가대출에 앞장섰던 농협은 알뜰경영이 최고라며 재빨리 발을 뺐고 망신창이가 된 김영삼정부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

농어촌의 태양광발전소 붐도 또 다시 그런 사태를 맞지 말란 법도 없지 않나 하는 염려인 것이다. 금융권의 저금리 기조가 언제 깨질지 모른다. 그리고 새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얼마나 갈지 의문이고 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부자증세’에 자유한국당은 ‘서민감세’로 맞불을 놓고 싸우고 있다. 자신들이 3년전에 도입했던 높은 담배세도 다시 인하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게 지금 정치판이다.

농어민들의 태양광발전소 투자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정부나 정치권 차원의 확실한 친환경에너지 정책이 마련되는 것이 급선무 일 듯 싶고 말이다. / 박장우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