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포스트> 전주 콩나물 국밥 가격 관리 필요

전주 동문거리 콩나물국밥집들이 국밥 값을 5천원에서 6천원으로 일제히 올렸다. 그동안에는 잘 나가는 한 집만 6천원을 받았다. 주변에 다른 집들은 5천원이었다. 콩나물국밥 6천원 앞에서 나는 전주 인심의 훼절(毁節)을 통감하게 된다. 전주가 더 이상 전주가 아니구나...

음식값 1천원을 올린 것을 갖고 그리 호들갑이냐고,,, 2만원이 넘는 비빔밥도 있는 마당에 무슨 트집이냐고 핀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주 콩나물국밥은 다르다. 콩나물국밥은 입맛 따라 골라 먹는 음식과는 차원이 다르다. 생명있는 것이라면 누구나 매끼 해결해야 하는 산이다.

‘끼니’는 우리가 매끼 해쳐 나갈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오늘의 끼니를 내일로 넘길 수도 없고, 몰아서 해결할 수도 없다. ‘’끼니는 시시각각 다가온다. 우리는 ‘끼니’를 위해 살고, 살기 위해 ‘끼니’를 해치운다. ‘끼니’는 결국 ‘살이’와 한 몸이다. ‘끼니’는 비정하다. ‘끼니’를 소홀히 하면 벼랑 끝으로 밀린다. ‘끼니’는 그래서 생존이다.

상업성이 개입된 전주 콩나물국밥은 더 이상 ‘끼니’일 수 없다. 음식 반열에 오른 것이다. ‘서민적인’ 이라는 수식어는 버려야 한다. 음식은 파는 것이지만 ‘끼니’는 주는 것이다. 전주 콩나물국밥이 이제는 함부로 퍼줄 수 없는, 퍼주기에는 아까운 음식이 된 것이다. 야박해진 것은 음식값이 아니라 전주 인심이다.

전주의 이름난 백반집도 6천원정도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찌개도 두어개는 기본이다. 갖은 양념을 얹어서 쪄낸 조기도 올라온다. 고슬고슬 지어낸 기름진 밥에 풍성한 식탁.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노송동 주택가에 있는 맛나회관은 반찬만 30여개에 달한다. 그런 밥상이 6천원이다.

콩나물국밥은 단순하다. 국에 밥을 말은 국밥 한그릇에 기껏해야 오징어젓갈, 시디신 깍두기, 집집마다 두어개 반찬이 고작이다. 달걀 한 개 반숙으로 쪄낸 수반과 김이 전부다. 국밥의 맛을 좌우하는 국물은 북어대가리와 채소를 넣어 대량으로 우려낸다. 원가로 치면 보잘 것 없다. 그런 콩나물국밥을 6천원에 판다는 것은 상도의에도 어긋난다.

전주 콩나물국밥의 가격 인상은 전주 인심의 변절을 의미한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상업성이 모든 것에 앞서고 있다. 전주 콩나물국밥의 가치는 ‘끼니’에 있다. 구도심 활성화가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한옥마을이고, 슬로시티고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전주 음식 값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